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드리는 6가지 부탁

[프랜차이즈의 눈물 ⑤] 공정거래위원회 행정개혁을 위한 제언

등록 2017.09.16 11:24수정 2017.09.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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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나섰습니다. 근데 이 '불공정'이란 게 하루아침에 뚝딱 드러난 게 아닙니다. 고질적으로 축적된 불공정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어떤 부조리를 당해왔을까요. <오마이뉴스>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는 기획 '프랜차이즈의 눈물'을 통해 그 실태를 조명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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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연합뉴스


[기사 수정 : 9월 16일 오후 3시 54분]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갑을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간 갈등이 격화되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지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도 개혁을 예고한 바, 공정위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1. 신속한 사건 처리가 필요하다

가맹본사로부터 불공정 피해를 호소하는 가맹점주들은 공정위 신고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동안 공정위는 피해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5년 가맹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한 미스터피자의 경우 30개월가량이 지난 2017년 7월 서울시 중재로 가맹점주들이 신고를 철회하자 '심사절차종료'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계약서에도 없는 비용을 가맹점에 청구한 피자헛 사건의 경우, 명백한 불공정행위였음에도 20여 개월 만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 판단을 기다리다 가맹점주들은 폐업하거나 파산하는 등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적정한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 채 가맹본사의 회유·협박으로 신고를 취하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도 있었다.

공정위 업무는 ① 반독점 경쟁촉진(담합 등) ② 경제력집중억제(재벌 규제) ③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④ 소비자보호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광범위한 업무 영역 때문에 인력부족의 구조적 문제가 있어 실효성 있는 감독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덜 요구되는 업무영역인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분쟁조정권·조사권·처분권 등을 광역지자체에 개방해 공정위가 반독점 경쟁촉진, 경제력집중억제 업무에 더 집중하는 게 감독기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2. 사건처리 절차 개선과제

가맹본사 측에 증거가 편재된 경우가 많음에도 공정위가 가맹점주에게 입증 책임을 부담케 하는 것도 문제다. 신고인이 제출한 자료 등에 불공정행위의 '합리적 의심'이 있다면 공정위는 피신고인에게 적극적으로 자료제출을 요구해야 한다. 만약 응하지 않으면 직권조사를 해야 한다. 

또한, 공정위의 '심사불개시결정'이나 '무혐의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은 가능하나, 이를 통해 구제받기는 쉽지 않다. 공정위 재신고 제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는 사실오인·법령적용 착오 등 사유가 있을 경우 재심사명령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3. 엄격한 법집행으로 '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지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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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통행료' 등 갑질 논란과 '보복영업' 혐의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엠피(MP)그룹 회장이 지난 7월 3일 오전 9시17분경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최윤석


피해자의 기대보다는 한참 낮은 수위의 공정위 처분 역시 문제다. 불공정행위의 대부분이 시정명령이나 경고 등 경미한 처분을 받았다. 실제로 2015년도 공정위에 접수된 4034건 중에서 고발은 58건(1.3%), 과징금 부과는 202건(5%)이었다. 특히, 가맹사업 관련 접수된 367건 중 고발은 한 건도 없었으며, 과징금 부과는 3건(0.8%)에 불과했다(공정거래위원회 2015년도 통계연보).

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지울 때 불공정거래의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다. 만약 위법한 행위로 인한 기대이익이 위법행위 적발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 더 크다면 불공정거래의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 과징금을 상향하고 반복된 위반행위 시 과징금 누진제 도입도 검토해봐야 한다.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감경하는 관행이 감사원을 통해 문제제기 된 바, 과징금 산정과정에 대한 회의내용을 반드시 기록하도록 해 부당하게 과징금이 축소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제기가 가능한 전속고발권 제도도 문제다.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거나 수사기관의 전문성 결여 등을 이유로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전속고발권 제도로 인해 불공정관행이 개선되지 않아 사회적 비용이 더 발생하고 있다면, 이미 제도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과 같다.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할 우려도 있으므로 고발요청권 행사기관을 확대하거나 전속고발권 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4. 정보공개기능 강화

2012년 3311개였던 프랜차이즈 브랜드수는 지난해 5273개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보공개서 등록관은 12명에 불과해 등록관 1명당 평균 400여 개가 넘는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 및 관리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노출돼 있다.

전년도 기준 가맹본사 정보가 다음연도 연말쯤에나 변경되는 경우도 생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한 해 동안에도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의 성장과 몰락으로 급변하고 있는데, 가맹본사 정보는 1년 이상의 공백이 생기고 있다.

가맹본사가 위치한 광역지자체에 정보공개서 등록업무를 이관하고 중요 부분에 대한 실질적 심사권을 부여하는 게 정보공개를 통한 가맹희망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려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5. 가맹사업법 적용 피하려는 탈법행위 근절 

자동차정비업체인 '기아 오토큐'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등은 정보공개서를 등록해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형태가 유사한 외국계 기업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은 정보공개서를 등록하지 않은 채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가맹사업의 요건을 형식적으로 해석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해석해 가맹사업법의 적용을 받지 못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가맹점에 '가맹비' 명목의 금원청구가 없더라도 가맹본사가 원·부재료 등을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통마진이 생긴다면 이 부분도 실질적인 '가맹금'이므로 가맹사업법 적용대상으로 볼 수 있다.

6. 가맹점주단체 협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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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밀집한 서울 논현동 먹자골목 일대. ⓒ 연합뉴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사후적인 행정적·형사적 제재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가맹점주단체의 협상력을 강화해 가맹본사의 불공정한 거래조건 제시 등에 사전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상생교섭을 거부하거나, 체결한 상생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과징금 또는 벌칙 규정을 통해 상생교섭과 상생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소리없이 흘리는 눈물', 이제 그만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공정위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준수하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브랜드 성장의 과실을 가맹본사 오너 및 특수관계인이 사유화하는 방식이 아닌 공정한 거래를 통해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역할에 상응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등을 심도있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와 불공정행위 근절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공정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불공정행위의 악습을 끊어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져 더 이상 소리없이 흘리는 가맹점주의 눈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난 기사]
"프랜차이즈 문제 해결? 미국 버거킹 사례를 보라"
"프랜차이즈 10년, 수익나기 시작하면 계약 해지"
프랜차이즈하다 '전과 4범'에 억대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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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서홍진님은 가맹거래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교육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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