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 정화조 사업자 선정이 수상한 이유

정의당 마포구위원회, 박홍섭 구청장 사과와 진상규명 촉구

등록 2017.09.27 17:07수정 2017.09.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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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마포구청 정화조 사업자 선정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정화조 사업자 공모 심사에서 A업체가 1위를 했지만, 마포구청이 사후에 '사회적기업' 조건을 제시해 2위를 한 B업체가 최종 선정된 것이다. 마포구청은 정화조 업체의 오랜 관행을 끊기 위해 사회적기업 요구를 했고 이는 적법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9월 21일, 심사에서 1위를 했지만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지 못한 A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마포구청은 패소했다. 서울시도 감사위원회를 열고 마포구청 부구청장과 구청장 비서실장, 도시환경국장에 대한 징계를 최종 결정했다. 경찰 역시 박홍섭 구청장과 김경한 부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해 수사 중이다.

앞서 마포구청은 사업자 모집공고문에 "심사결과 평가점수가 80점 이상인 법인, 개인 중에서 최고점수를 획득한 자로서 우리 구의 협상요건을 충족한 자로 한다"라고 밝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포구청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법무법인 자문 결과는 다르다. 3곳의 자문 결과 중 2곳이 위법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저해하고 당사자에게 예측불가능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또 1위 업체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사후에 제시함으로써 행정소송 제기 시 패소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실제로 심사위원회에서 1위를 차지한 A업체는 사회적기업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구로구에서 동일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 전환이 어렵다는 신나는조합(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서울권역 통합지원지관) 자문 결과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를 맡은 담당 팀장과 주무관은 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징계성 인사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해당 공무원의 구제 요청을 받아들였고, 오히려 마포구청 부구청장과 구청장 비서실장, 도시환경국장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2위였는데 최종 선정된 B업체, 어떤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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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업체의 사업계획서 ⓒ 조영권


이번 마포구청 정화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가장 의구심 깊은 점은 심사위원회에서 2위를 하고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B업체다.

B업체는 지난 2016년 2월 2일 마포구청이 정화조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기 불과 4개월 전에 만들어진 신생업체다. 이번 사업자 모집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이 모두 10년 가까운 실적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유독 B업체만 아무런 실적이 없다. 그럼에도 심사위원회에서는 2위 점수를 받았다. 정의당 마포구위원회는 정화조 사업자 심사위원회 명단과 회의록 자료를 마포구청에 요청했지만, 명단은 '비공개', 회의록은 '부존재' 통보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B업체는 마포구청이 사업자 공고를 내기도 전인 2015년 11월, 마포구청에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그 사업계획서에는 '사회적기업으로 하기 위하여 설립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포구청이 이번 심사과정에서 사후에 제시한 사회적기업 요구가 B업체 사업계획서에서 비롯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B업체 대표는 마포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등을 지낸 지역의 유력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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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 정화조 사업자 특혜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 조영권


'낡은 것은 여전히 죽지 않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 연설에서 이탈리아 정치가 안토니오 그람시가 위기라 불렀던 상황을 언급하며, 그 위기의 진앙지가 국회라고 했다. 하지만 위기의 진앙지는 도처에 있다. 적폐는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고, 지역을 바꾸는 일이야말로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정의당 마포구위원장입니다.
#마포구청 #정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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