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 생활에 가장 많이 버린건 '옷'

[나를 위한 여백 찾기 혹은 미니멀리스트 되기 ⑤] 성과편-옷

등록 2017.10.12 13:26수정 2017.10.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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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 ⓒ pixabay


미루고 싶은 일, 계절 옷 정리



나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다. 3명중 1명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라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왜 갑자기 비염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묻는다면 며칠 전 비염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서랍장이나 박스 안에 깊이 넣어둔 가을 옷을 꺼내고 철지난 여름옷을 깨끗이 세탁해 그 자리에 넣어두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먼지가 꽤 많이 나기 때문에 미리 비염 약을 먹거나 마스크를 써야 한다. 잘못하면 콧물, 재채기 때문에 정리가 끝난 뒤에도 하루 이틀을 꼬박 고생해야 한다. 이번에도 역시 집에 있던 마스크를 끼고 옷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실내에서 마스크를 끼고 옷 정리를 하다 보니 너무 답답하고 더워서 결국 중간에 마스크를 벗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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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장 ⓒ pixabay


옷 정리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옷 정리를 끝내고, 이번엔 이상하게 콧물도 나지 않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시계를 보니 4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정리정돈을 잘 하는 편도 아니고,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해서 팟캐스트 하나를 틀어 놓고 시작했는데 한 에피소드가 끝나기도 전에 옷 정리가 끝난 것이다.

정리된 옷을 보니 내가 싸거나 예쁘다고 생각해 충동적으로 샀던 옷 보다는 정말 필요해서 산 기본 아이템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작년 여름 이후에 구입한 옷들은 내가 이전에 갖고 있던 옷들과도 이질감 없이 어울릴 만한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이다. 물론 헌옷함으로 가야 할 것 같은 옷도 조금 남아 있지만 좋아하는 옷이기에 바로 처분하지 않고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옷이 꽤 많고 이렇게 저렇게 코디하면 예쁘게, 다양하게 입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쇼핑몰 위시리스트에 넣어놓은 옷들도 쉽게 살 것 같지는 않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옷 정리를 하며 힘은 힘대로 들고 비염 때문에 콧물은 나고 정말 하기 싫었는데 이제 할 만 하다. 지난 1년간 아마추어 미니멀리스트 생활을 하며 우리집을 가장 많이 떠나야만 했던 것이 옷인데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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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셔츠 ⓒ pixabay


옷과 함께 변한 내 생활

그리고 옷과 관련한 내 생활의 변화도 적어보자면, 예쁘지만 불편해서 손이 잘 가지 않는 옷 보다는 편안하고 무난한 기본 아이템이 많아졌기 때문에 옷을 고르는데 드는 시간이 줄었다. 내 스스로 편안하면서도 예쁘다고 느끼는 옷을 입으며 몸의 움직임도 조금 편안해졌다. 몸이 그렇게 느끼니 마음도 내가 입는 옷처럼 조금 더 자유로워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여전히 옷가게 앞을 지나치게 될 때면 잠깐이라도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나오기도 하고, 쇼핑몰 위시리스트에도 서너 개의 옷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제는 입지도 않을 옷을 사는 일은 없고, 옷장의 여백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계절 옷 정리가 두려워 미루고 있는 사람이라면 '옷'에 한해 선택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꺼번에 하지 않아도, 느려도 괜찮으니까 시도해보라고, 생각보다 많은 게 바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 #옷 #계절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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