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아공 희망봉에서 스트레스 날려버렸다

가슴 시리게 푸르른 하늘과 아기 팽귄들과 함께한 시간 ②

등록 2017.11.02 10:38수정 2017.11.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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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이방인이 되길 바라며, 아프리카 남아공으로 향하다

온풍기 옆에서 덜덜 떨며 일어난 아침, 로컬 커피숍(Vida e caffe)의 카푸치노와 건강한 샌드위치로 하루를 시작했다. 남아공의 화창한 날씨에 감사하며, 세계3대 드라이브 코스이자, 각종 광고가 촬영되어 유명한 9km 절벽 드라이브 코스인 채프먼스 피크 드라이브(Chapmans PeakDrive)로 향했다.


낙석의 위험으로 인해 폐쇄와 재개장을 반복하기도 한 이곳은 아주 천천히, 때로는 뷰포인트에 차를 세우고 풍경을 곱게 씹으며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이 왜 세계 3대 드라이브 코스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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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프먼스 피크 드라이브에서 찍은 사진 ⓒ 임현진


짧고 강렬했던 드라이브를 뒤로하고 작은 해변 (Noordhoek Beach)에 들러 하늘을 바라보았다. 강아지와 산책 온 로컬 사람들과 정답게 인사도 나누고, 보드라웠던 모래를 발가락 사이로 즐기며 만끽한 여유로움에 감사함이 들었다. 어느새 울린 배꼽 시계에 피쉬 & 칩스로 제일 유명한 Kalky's Fish &Chips에서 거대한 생선을 갈매기들과 함께 나눠먹고, 희망봉을 향해 드라이브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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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맛집 Kalky의 피쉬& 칩스 ⓒ 임현진


가는 도중 시먼타운(Simon'sTown)에는 뒤뚱거리는 아기 팽귄들을 볼 수 있는 볼더스 비치(Boulders Beach)가 위치하고 있다. 단 70랜드(한화 약 55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야생 아프리칸 팽귄들을 원 없이 마음껏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다. 운이 좋다면 꽥꽉 울던 팽귄들 뿐만 아니라, 특이한 외양의 곤충, 너구리 등 다른 동식물들도 관찰할 수 있다. 다만 함부로 팽귄들을 만지거나, 음식물을 주는 등의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가슴이 '뻥' 뚫릴 듯한 하늘과 바다, 스트레스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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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팽귄 서식지 볼더스 비치에서 ⓒ 임현진


그리고 다시 달려 도착한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 케이프포인트와 희망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숙박하지 않는다면 일몰 전까지는 반드시 퇴장해야 한다. 역사책으로만 봤던, 지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이정표이기도 한 희망봉(Cape of Good Hope)은 케이프 포인트와 함께 케이프타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데, 항상 세계 각국의 관광객으로 붐빈다.

케이프 포인트 등대로 가기 위해서는 푸니쿨라(전차)를 탑승하거나 직접 등정(15~20분 정도 소요)하는 방법이 있는데, 최남단답게 눈을 뜨기 힘든 강한 바람으로 인해 푸니쿨라에 탑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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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 국립공원에서 ⓒ 임현진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통해 가슴이 뻥 뚫릴 듯한 하늘과 바다를 배부르게 감상하고 터질 듯한 고함으로 꽁꽁 쌓아 두었던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버렸다. 퇴장시간에 맞춰 일몰이 지기 전 다시 케이프타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해외 여행의 만능 백과사전 트립 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저녁에는 로컬에서 유명한 에티오피아음식점인 아디스 인 케이프(Adis In Cape)에서 어두운 조명 아래 아프리카 전통음식을 즐긴 후,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영화관인 라비아(Labia)에서 열리는 뤽 베송 감독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본 식당은 로컬 흑인 분들이 주로 가득 차 있던 곳으로, 담백한 음식이 매력적이었다. 얇은 반죽피에 각종 양념된 8가지 고기 및 채소를 직접 손으로 싸 먹을 수 있는 세트메뉴가 처음 아프리카 음식을 접하는 이들에게 가장 시도하기 무난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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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전통 음식 ⓒ 임현진


오늘날의 멀티플렉스와 같이 화려한 외관에 여러가지 색과 맛의 팝콘을 뽐내는 영화관과는 다르게, 독립영화관 리비아는 옛날 식의 티켓부스와 좌석이 적히지 않은 티켓 그리고 옛날 매점이 오늘날까지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은 정원도 함께하고 있어 간단히 맥주나 와인을 즐길 수도 있다.

오래된 좌석으로 인해 다소 불편한 착석감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완벽한 분위기였다. 뤽베송 감독 영화들 중 신작인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를 관람하며 충만한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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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 독립영화관 라비아(Labia) ⓒ 임현진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임현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13suj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여행 #케이프타운여행 #케이프포인트 #아프리카희망봉 #케이프타운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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