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의 황당 호소문

등록 2017.12.20 15:59수정 2017.12.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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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지난 18일, <조선일보>를 펼쳐보니 전면광고가 하나 유독 눈에 띈다. 30면에 등장한 이 광고는 바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을 보내며, 국민 여러분께 고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이었다.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 위원회 위원장인 정홍원(전 국무총리)씨와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이사장 좌승희) 공동명의로 낸 이 지면 광고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을 맞아 오늘의 경제부국 대한민국이 있게 된데 감사하고, 그것을 성취시킨 지도자를 존경하며 선진국다운 법치주의와 이성적 사고, 배려의 마음으로 한마음,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으자"는 내용이다.

호소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2017년은 박정희 대통령님의 탄생 100돌이 되는 뜻깊은 해였고 지난해 11월 국민화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면서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며 "그러나 국가적인 지원은커녕 온갖 제동과 일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의 훼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특히 "무엇보다 먼저 경이로운 발전을 성취하는 데 앞장서 온 국가 지도자(박정희)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범정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적폐청산'은 법을 동원한 정치보복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박근혜 파면과 관련한 사법체계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지는 호소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파면부터 시켜놓고 재판을 하고 있는 것은 법치의 파괴이자 사법체계의 위기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재판 중인 법원은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 이중구속 중인 박 대통령을 석방하고 불구속 재판하는 일부터 먼저 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2일 출범된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위원회는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광화문광장 동상 건립을 모색하는 등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왔다. 당시 출범식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를 앞서는 이 전면광고의 막대한 비용은 어디서 조달했는지 궁금하다. 호소문의 내용부터 수긍이 되지 않지만, 과연 박정희 같은 민족 반역자를 탄생 연도까지 붙여가며 꼭 기념사업을 해야 하는 것일까?

곧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생 연도까지 붙여 성대하게 기념식도 열고 동상을 세울 날이 멀지 않았다.

#모이 #박정희 #박근혜 #전대통령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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