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복원, 수문 개방만이 해법이다

[현장] '4대강 재자연화의 가능성' 토론회

등록 2017.12.21 18:31수정 2017.12.21 18:32
0
원고료로 응원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 레이켈카슨홀에서 시민환경연구소와 아름다운재단, 파타고니아, 환경재단의 후원으로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네트워크 '4대강 재자연화의 가능성' 토론회가 열렸다. 약 20여 명의 시민과 함께 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4대강 수문개방에 관련하여 발제와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가 주제발제를 하고 4대강사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환경활동가들의 현장이야기, 전문가 강의 미래를 위한 조언 등으로 토론회는 구성되었다.

주제발제로 나선 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는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가장 논란이 많았던 사업'이라며, 낙동강 함안보의 경우 깊이 27m까지 쇄굴 되었고,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파이핑 현상은 보구조물 밑으로 물이 흐르는 것으로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는 현상이다.

a

발제중인 박창근 교수 . ⓒ 이경호


금강의 세종보는 2012년 완공되어 유압실린더만 5번 교체작업을 하고 있다며 매년 교체하는 비정상적인 시설물이라고 평가했다. 함안보의 경우 수문을 받쳐주는 구조물도 유실된 것이 밝혀졌다고 설명하면서, 구조적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박교수는 4대강사업 초기 낙동강의 준설량은 4.4억 톤이었으나, 2012년 3.3억 톤을 준설해  실제로는 1.1억톤 줄은 것으로 발표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낙동강 지류인 감천의 경우는 'MB야가라'라는 신조어를 낳은 역행침식이 확인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감천과 낙동강 합류지역에는 대규모 재퇴적이 이루어져 3/2지점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최근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녹조는 지난달 13일 수문개방으로 개방전에 비해 1/4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하면서, 유속과 날씨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녹조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머레이강의 경우 녹조가 발생하여 동물들이 죽은 사례가 있다. 미국의 토래도시장은 녹조가 심각해 취수 중단선언을 하기도 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당국이 독소를 대하는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독소는 어류와 흙에 축척되고 있으며 낙동강 강 둔치에서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부연했다.

낙동강 고령지점의 COD 기준 수질은 4대강 사업 이전 2급수에서 악화되었다고 한다. 저서생물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가 4대강 전역에서 관찰되는 것은 수질이 4급수가 된것이라고 설명했다. 4급수에 대한 환경부의 설명은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박 교수는 용존산소 조사결과 수심이 깊을수록 용존산소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고 바닥의 경우 0.5ppm으로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a

용존산소가 낮아지는 결과를 분석한 화면 . ⓒ 이경호


박 교수는 이어 함안보의 경우 수문개방을 진행할 경우 발생할 효과와 문제를 분석했다. 현재 수위에서 EL(관리수위) 5.0m EL 1.5m 수문을 낮출 경우  저수량 기준 유속 1.5에서 6.5배 증가, 풍수량 기존 유속 1.5에서 4.2배 증가 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할 경우 녹조문제, 퇴적현상, 용존산소, 물고기 폐사 등 자연적으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정부 스스로 판단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현재 4대강사업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이  국토부 수자원국의 중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는 4대강의 재자연화는 어렵다고 경고 했다. 4대강사업에 적극적으로 부역했던 공무원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정부가 4대강사업을 인정해주는 꼴이라며 변화를 요구했다. 4대강사업에 적극 부역한 공무원에 적당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 개방시 지천의 역행침식이나 농업용 취수시설 등의 문제는 지금부터 해결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시설보강은 농립부는 6000억 원을 예상했지만, 약 300억 원이면 가능하다며 보강이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보 철거로 인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농업용 취수시설인데 감사원의 경우 수질이 악화될 것을 대비하여 수문을 2m 개방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이 역시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다. 박 교수는 여러 문제가 예측되지만 수문개방의 효과가 더 것이라고 설명하고, 수문 개방을 조속히 이루어 내자며 발제를 마쳤다.

이어 시민환경연구소 백명수 부소장 진행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사업 이후 늘어난 함안보 상류 하우스의 수막재배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로 인해 수위가 상승되면서 그동안 생각 할 수 없었던 수막재배가 늘어나고 지하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며, 이게 오히려 수문 개방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관계당국이 빠르게 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a

토론중인 모습 . ⓒ 이경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문개방 이후 재자연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모래톱이 돌아오고 생명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수문개방의 긍정적 효과를 증언했다. 또한, 낙동강 상류지역의 수문 개방 비토여론에 대해서는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하우스 농가는 물 사용량이 많지 않고, 현장에서도 크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며 일부 4대강을 찬성했던 주민들이 목소리가 호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론 왜곡 문제를 바로 잡고 수문개방과 재자연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동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을 시행하고, 고비용 구조로 하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현재 4대강사업"이라며 "시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4대강사업은 정치적인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향후 수문개방과정에서는 일방적인 절차가 아닌 숙의와 합의과정을 가지고 복원과 재자연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4대강 재자연화 #수문개방 #재자연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이 기자의 최신기사 대전시, 제비 둥지를 찾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5. 5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