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국이 군사훈련? "키리졸브 연기로 북한 대화 끌어내야"

북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할까... "핵무력 완성 선포, 추가 도발 안할 것” 전망

등록 2017.12.23 18:15수정 2017.12.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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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 눈쌓인 평창 '하나된 열정 (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평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전 세계인을 맞이할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사진은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인 지난 7일 스키점프 경기가 펼쳐질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중단하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지난 22일 나왔다. 기사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1월 초 터키에서 열린 국제적십자사 총회에서 남한 측과 국장급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북측의 제안에 대해 "공식 논의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다음날 보도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해당 보도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그간 끊어진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 간 협상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가 주요 모멘텀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창 올림픽 참가 선수단 등록 최종 마감일은 2018년 1월 29일이다.

평창 앞둔 한반도,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 내린 사례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2018년 2월 8일은 북한 정규군 창설 70년이 되는 날로, 북한의 무력 시위가 있을 수도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선수단 안전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만약 북한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대회 참가를 고민하는 국가들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우려가 있기에 더욱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8일 스위스 로잔에서 김일국 북한 올림픽위원장을 만났고, 장웅 북한 IOC 위원을 로잔으로 초청해 올림픽 참가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은 북한 참가를 권유하기 위해 북한 방문을 추진 중이다. 빠르면 연말 안에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월 5~9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UN) 사무차장도 북한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고 돌아왔다.

IOC와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는 또 북한선수들의 참가자격과 관련해 '와일드카드'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IOC는 지난 10월 27일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평창올림픽 참가를 원한다면 장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올림픽 연대기금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내년 한미연합훈련이 '올림픽 휴전' 기간에 중단되거나 연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13일, 제72차 유엔총회에서 평창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대회 기간 전후 7일간 모든 무력 도발의 중지를 촉구하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내렸던 사례가 있다. 1992년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한미연합 '팀 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고, 한미 양국이 논의를 통해 훈련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핵실험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음 해 1월, 훈련이 재개됐다. 

평창 패럴림픽-한미연합훈련 기간 겹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19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하지 않을 경우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검토할 수 있고, 이같은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현재 해당 문제를 놓고 협의 중에 있으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쌍중단'에 대해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당사국'이 개최 기간에 '군사훈련'을 수행한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동계 올림픽이 하계 올림픽에 비해 10분의 1 규모의 작은 대회이고, 뒤이어 열리는 패럴림픽 기간과 한미연합훈련이 겹친다고 해도 엄연한 올림픽 대회인 만큼 회원국으로서 유엔 결의안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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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관계자들은 지난 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쟁위기 격화시키는 역대급 한미연합 공군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위기 격화시키는 군사훈련 중단하고 평화협상 시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7.12.04 ⓒ 최윤석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 조속히 비공개로 특사를 보내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적극 권유하고 유도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로서는 지난 7월에 북한에 제의한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이미 거절당했기 때문에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를 시작하지 못하면 당분간 남북대화의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 정치와 외교에서 협상의 묘미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북한과 중국도 북한의 핵·미사일실험과 한미연합훈련의 쌍중단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며 "북한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이후 에 추가 핵실험을 단행해 실패한다면 핵무력 완성 선포에 흠집을 낼 수 있으므로 명분만 있으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평화 공세로 전환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아니라면 순연해서라도 그러한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 핵동결이란 입구를 향해 다양한 접촉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위원은 스포츠 대화를 계기로 경제적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단기적으론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와 유엔제재의 예외로 인정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을, 장기적으론 북한의 경제개발구 사업 참여와 다자간 SOC 경제협력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올림픽휴전결의안 #한미연합훈련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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