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홍성에는 '의견비(義犬碑)'가 있다

[사진] 60년만의 황금 개띠 해... 개에 얽힌 설화 다시 감동

등록 2018.01.04 20:05수정 2018.01.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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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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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무술년은 개의 해로 특히 60년만에 돌아온다는 황금 개의 해다. 개는 사람들과 가장 친숙하고, 사랑을 많이 받는 동물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인에게 충성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에 꼭 개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 많은 옛날이야기 중에 충남 홍성의 개에 얽힌 설화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어, 많은 이들이 의견비(義犬碑)를 찾고 있다.

모처럼 필자도 황금 개띠해를 맞아 의견비가 서 있는 곳을 찾았다. 충남 홍성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청양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주인을 위해 희생한 개를 기념하는 의견비가 서 있다. 이곳은 홍성문화원 앞의 '역재방죽'이라는 곳으로, 가시연꽃의 군락지이기도 하며, '역재방죽'이라는 이름도 충성스러운 개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홍성군은 '역재방죽'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농부와 개의 동상을 세웠다. 이곳에 서 있는 의견비는 자신의 주인인 농부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의견비 옆에는 '의견설화(義犬說話)가 전해오는 역재방죽'이라는 제목의 기념비와 함께 서 있다. 이 기념비에는 의로운 죽음을 맞이한 의견(義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옛날에 한 농부가 자신이 기르는 개와 함께 인근 장터에 나왔다가 술을 많이 마셨다. 농부는 저녁 무렵에 집으로 가다가 역재방죽 언덕에서 잠깐 쉬던 중에 깊은 잠이 들고 말았다. 농부가 잠든 사이에 원인 모를 산불이 일어나 주변을 모두 태우고 역재방죽 언덕까지 번져왔다. 충성스러운 개는 주인을 깨웠지만, 술에 취한 농부는 일어날 생각을 안 했다.


안절부절못하던 개는 언덕 아래 연못으로 달려가 풍덩 빠졌다가, 농부가 누워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농부가 잠든 주변을 데굴데굴 뒹굴면서 털에 묻은 물로 마른 잔디를 적시기 시작했다. 개는 숨 쉴 겨를도 없이 언덕을 오르내리며 농부가 누워 있는 주변의 잔디를 흥건하게 적셨다'

이쯤 기념비 내용을 읽다보면 당시의 상황이 상상이 간다. "얼마나 뜨거웠을까" ,필자가 어렸을 적 이곳에 겨울철이 되면 썰매를 타러 오곤 했는데 종종 어른들한테 개와 관련된 전설을 듣곤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전설이라 하더라도 각박한 요즘 시대에 많은 교훈을 주는 의미가 있는 듯하다. 의견비에는 이와 함께 또 다른 내용도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더 살펴보자.

'새벽 동틀 녘에 한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 농부는 깜짝 놀랐다. 밤사이에 일어난 산불은 자신이 누워있던 잔디밭을 비켜나갔고, 언덕 아래쪽에는 온몸이 새카맣게 그을린 개가 숨진 채 누워 있었다.

농부는 주인을 살리고 죽어간 충성스러운 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연못 가운데 작은 섬 양지쪽에 개를 고이 묻어주고 해마다 넋을 위로했다'

자신이 키우던 개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농부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 일이 있고 난후 사람들은 연못 가운데에 있는 섬을 '개섬'이라고 불렀고, 연못은 '개방죽'이라고 불렀다. 그 후에 인근에 역이 생기면서 '역개방죽'이라고도 불렀으며, 지금은 역 주변에 있는 연못이라고 하여 '역재방죽'이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보내고, 황금 개띠해인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우울하고 어둡던 일들보다는 항상 사랑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고, 좋은 일 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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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홍성 #의견비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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