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한겨울 따뜻한 창경궁 대온실로 오세요

등록 2018.01.16 16:32수정 2018.01.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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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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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내부 보수공사를 위해 문을 닫은 창경궁 대온실이 지난해 11월 10일 재개장하고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보수공사에선 타일 철거 과정에서 대온실 최초 준공 시 사용된 영국제 타일 원형을 발견해 해당 제조사의 1905년 책자를 근거로 보수하는 등 원형 복원에 힘썼다"고 밝혔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에 건립한 국내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 1851년 세워진 영국 런던의 수정궁을 본떠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온실 전체가 흰색 철골 구조에 유리로 만들어진 점이 흡사하다.

그러나 대온실은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왕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지은 것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가 새겨진 곳이다.

이후 일제는 조선의 4대 궁궐 중 하나인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고, 일반 시민에게 개방했다. 궁내 전각 60여 채를 헐어낸 자리에 일본식 정원과 건물을 만들고, 벚꽃을 심었다. 남아 있는 사진을 보면 케이블카까지 설치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음을 알 수 있다. 1986년에야 3년간의 복원공사를 거쳐 창경'궁'으로 돌아왔다.

대온실은 주로 남부 지방의 자생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자가 직접 찾은 대온실엔 창덕궁 향나무(천연기념물 제194호), 통영 비진도 팔손이나무(제63호),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제124호) 등 천연기념물 후계목과 식충식물류, 고사리류 등 7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특히 한겨울에도 푸르른 모습을 뽐내는 분재 소나무, 붉은 꽃을 피워낸 동백나무와 산다화(애기동백), 선인장 꽃, 한가운데 자리한 원형 연못, 흰색의 고풍스러운 난간, 유리로 된 이국적이고 화려한 외관 등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바닥엔 건립 당시의 베이지색 원형 타일이 빛바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고, 한겨울 추위를 피해 몰려든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 모두 저마다 사진을 찍고 식물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대온실은 대한제국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지만, 대한제국 말기에 도입된 서양 건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등록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됐다.

#모이 #창경궁 #대온실 #수정궁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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