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오열 "박근혜 대통령, 국가 위해서 으흐흑..."

박근혜 옹호하며 법정에서 울음 터트려...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 관련 증언은 거부

등록 2018.01.25 15:08수정 2018.01.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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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1.25 ⓒ 연합뉴스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지금 고생하더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흑흑... 열심히... 그러시면서... 정말 열심히... 으흐흑... 정책도 만들고 흑흑... 국가와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하셨던 것으로 그렇게 기억을 하고 있다. 으흐흑."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통했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25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오열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이 전 총무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단 반대신문 도중 갑자기 흐느꼈다. 변호인도 당황해 "고정하고 물이라도 좀 드시라"라며 질문을 마칠 정도로 격한 울음이었다.

당시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었다. 변호인은 대선 당시와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에 경제정책에 차이점을 물었고, 이 전 총무비서관이 경제학 박사 학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정책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 전 총무관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는 상태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자신이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사건과 관련돼 있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로 통한 최순실씨의 만남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진술했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 관저를 여러 차례 드나들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곳은 응접실이었다"라며 "최씨가 보고 시작 전에 응접실에 들어와 과일을 먹고 나갔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보고가 시작된 뒤에도 응접실에 있는 대통령 의상을 보러 들어왔다가 나간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최순실씨가 대통령 보고 내용을 들을 수 있었냐"는 질문에는 "저는 '어떻게 해야 잘 보고할까'만 생각해서 최씨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또  "대통령 보고를 위해 관저에 갔을 때 자리에 있던 최씨가 정치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라며 "최가 정치 기사에 관심이 있어 이야기를 하면 저는 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씨를 대통령 관저에서 몇 번이나 봤는지 묻는 질문에 "한두번은 아니고 여러번"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서로 호칭을 언니·동생으로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런 기억은 없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관리에 대해서는 "최씨가 아닌 박 전 대통령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비서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굉장히 깍듯했다"라며 "대통령은 공과 사가 분명하신 분이라 (최씨가 대통령에게 사적으로 부탁하는 것은)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 있으면서 매월 5천만∼2억 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온 혐의로 지난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명절·휴가비가 국정원 특수활동비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재만 #박근혜 #최순실 #문고리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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