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앉아있네' 여상규, 의원직 사퇴해야"

하동참여자치연대 촉구 "더 이상 주민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촉구

등록 2018.01.29 14:32수정 2018.01.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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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유린하고 인권을 말살하고도 적반하장인 여상규는 더 이상 주민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 여상규 의원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고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그럼에도 용서는 피해자의 몫임을 알아야 한다."

경남 하동참여자치연대는 29일 낸 성명을 통해 자유한국당 여상규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여 의원이 일명 "웃기고 앉아있네"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힌 것이다.

지난 2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상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이 방영되었다. 여 의원은 판사로 재직 중이던 1981년 석달윤씨에 대해 간첩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석달윤씨는 과거 영문도 모른 채 안기부에 끌려가 잔혹한 고문을 당했다. 그는 '고문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무기징역을 받았고, 1998년 가석방되기까지 18년간 감옥 생활했으며, 2014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간첩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석씨를 혹시 기억하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여 의원은 "재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거는 기억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냐"라는 질문에 여 의원은 "웃기고 앉아 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 했다.

하동 출신인 여상규 의원은 1978년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1980~1990년 서울지방법원 판사, 1990~1993년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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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국회의원. ⓒ 유성호


하동참여자치연대 "즉각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하동참여자치연대는 29일 "헌법정신과 인권을 유린한 여상규는 즉각 국회의원직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단체는 "석달윤씨의 억울함은 재심청구를 통해 무죄를 선고받아 풀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미 파탄난 한 인간의 삶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었고 돌이킬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만일 여상규 판사가 불법구금의 부당성을 따지고, 온 몸에 남아 있는 고문의 흔적을 검증하고, 간단한 사실관계만 확인했더라도 한 인간의 삶이 철저히 망가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진실을 가리는 재판정이 아니라 권력에 부역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공범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며 "독립된 재판정이 아니라 고문기술자와 권력의 충견인 검사와 한통속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정의를 추구하는 재판정이 아니라 검사의 일방적 주장만 인용하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판결을 내리는 재판정이라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이라 했다.

사법부 역할을 강조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사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최후의 보루이다"라며 "이런 이유로 헌법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고, 독립성을 바탕으로 헌법가치를 수호하고 약자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라는 사명을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여상규 의원은 단순히 잘못된 판결을 내린 것이 아니다. 권력에 부역하고 권력의 단물에 취해 헌법정신을 유린한 것"이라며 "비록 판결의 결과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률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한 인간의 삶을 철저히 파괴한 범죄자"고 강조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웃기고 앉아 있네'라며 국민을 모독하는 여상규의원은 더 이상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정의당 사천지역위원회 "석고대죄하라"

정의당 사천지역위원회도 29일 "여상규 의원은 국회의원 사퇴하고 피해자와 역사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정의당은 "여상규 의원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자신이 판결한 간첩조작사건에 대한 생각과 피해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웃기고 앉아있네'라는 어처구니없는 망발을 내뱉었다"며 "이 말은 온 국민에게 충격과 모멸감을 주었다"고 했다.

정의당은 "자신의 출세와 욕망을 위해 독재에 항거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런 정의로움과 역사에 대한 책임과 당당함을 여상규 의원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기대는 없었다"고 했다.

정의당은 "그래도 사람이라면, 반명적인 고문과 국가권력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참히 짓밟힌 국민과 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함과 양심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이라면…"이라 했다.
#여상규 #하동참여자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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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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