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이 탔는데도 다짜고짜" 블랙박스에 담긴 '태극기 테러 현장'

29일 창원광장 태극기 집회 뒤 벌어진 일... 피해자 4명, 경찰에 고발 조치

등록 2018.01.29 17:54수정 2018.01.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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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30일 오후 9시 14분]



"차 안에 9살 아이가 타고 있었는데 너무 놀랬다. 그 날 밤부터 아이가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한다. 그리고 차량 수리 견적이 300만원이나 나왔다."

ㅅ(29)씨가 지난 27일 경남 창원에서 가족들과 같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도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아래 서명운동본부)'의 거리행진 참가자들로부터 욕설 위협 등을 당했다며 털어놓았다.

서명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창원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석방 촉구 태극기 집회"를 열었고, 창원 중앙사거리 방향으로 거리행진했다.

ㅅ씨는 남편과 9살 아이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거리행진하는 사람들과 부닥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고 확성기를 튼 채 거리행진하고 있었다. ㅅ씨는 당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유턴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거리행진하던 사람들이 차량을 막아섰다. 이들은 국기봉으로 차량을 내려치기도 했고,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당시 상황은 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일부 담겨 있었다.

ㅅ씨는 "앞에 가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렸고, 우리 차도 경적을 울렸다. 그런데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우리 차를 가로 막으면서 폭력과 위협을 가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국기봉으로 차량을 내려 치기도 했고, 차량을 덮치는 사람도 있었다. 창문에 침을 뱉는 사람도 있었고, 문을 열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승용차 안에는 9살 남자아이도 타고 있었다. 그는 "아이가 겁이 많이 났다. 그 상황에서는 어른도 겁이 났는데 아이는 더 심했을 것"이라며 "밤에 아이가 잠도 잘 못 잤다"고 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 보니 거리행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차량의 문을 열고 고함을 지르면서 욕설을 하는 광경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놀랬다"고 말했다.

ㅅ씨는 차량 파손이 심해 자동차정비소에 맡겼다. 그는 "정비소에서 파손된 차량의 수리를 맡겼다. 차량 전체를 도색해야 하고, 찌그러진 부분이 많다. 전체 견적이 300만원 가량 나왔다"고 밝혔다.

ㅅ씨는 당시 창원 신월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그는 창원중부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고, 블랙박스 영상을 자료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거리행진 때 차량 피해를 입고 폭력을 당했다고 하는 시민들의 고발은 더 있다. 창원중부경찰서에 확인 결과, ㅅ씨 이외에 고발이 3건 더 있었다.

이번 고발사건은 창원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담당이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거리행진 때 시민들과 시비가 있었고, 폭력을 당했다고 하는 고발이 4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 파손 등에 대해 확보된 영상을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목격자를 찾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고 있다. 소환까지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기 #창원광장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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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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