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삶 살지 않았다"던 MB, 모두 거짓이었나

MB 범죄행위, 퇴임 이후에도 이어진 듯... '청와대 문건 '유출로 혐의 더 추가되나

등록 2018.03.21 15:02수정 2018.03.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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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연설에서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나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의 여러 혐의는 그가 시작부터 끝까지 '범죄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곡동 땅도 BBK도 '그런 삶을 살지 않았다'는 말도 모두 거짓일 확률이 높다.

MB 정치 발판된 '다스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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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1시간만에 검찰에서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94년 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하도급 업체에 허위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비자금 339억 원을 조성했다. 이 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때부터 대선출마를 결심한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이 자금은 이 전 대통령이 신인정치인에서 유력대선주자가 되는 과정에 쓰였다. 그 시작은 1996년 4월 15대 총선이다. 검찰의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처음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여론조사 회사에 의뢰한 선거 여론조사 비용을 다스 법인 자금으로 지급하게 했다.

이 여론조사로 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이 전 대통령은 해당 자금과 다스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형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 '개인적인 관심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정씨를 통해 비용을 다스에서 지급하게 했다'라고 허위 증언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불법자금은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지하2층에 대형 금고와 여러 차명계좌에 나뉘어 보관됐고,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이곳을 찾아 관리 현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자금은 '검은 정치자금'으로 계속 쓰였다. 검찰은 이 자금이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장 선거 비용, 우호적인 언론인 등 유력 인사에게 건넨 촌지 비용, 동료 국회의원 후원금, 사조직 운영 경비, 차명 재산 관리 및 사저 관리 비용 등으로 쓰였다고 밝혔다. 그밖에 에쿠스 승용차 구입비, 아들 이시형씨의 전세보증금 및 결혼비용 등과 같은 개인 자금으로도 쓰였다.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다스의 법인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1995년 김성우 사장에게 "다스의 법인카드를 하나 발급해서 서울로 올려보내라"고 지시했다. 은행에서 다스 명의로 발행한 카드를 전달받은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이때부터 2007년까지 모두 1796차례에 걸쳐 다스 법인카드를 썼다. 주요 사용처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과 식당, 리조트, 백화점, 의류매장, 미용실 등지였고, 액수는 총 4억여 원에 달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계속된 다스 지배, 뇌물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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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1시간만에 검찰에서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전 대통령은 2006년 3월 "내가 큰 꿈이 있으니 올해부터는 위험한 일을 하지 말라"라며 다스의 비자금 조성 중단을 지시했다.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가면서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부터다. 이 시기에 다스의 자동차시트를 납품받는 현대차가 서울 양재동 사옥건립 특혜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도 검찰은 비자금 조성 중단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상황에서 현대차 수사 여파로 1차 협력사인 다스 비자금이 들춰질지 우려했다는 게 검찰의 해석이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며 이전처럼 다스의 비자금을 마구 빼내 쓰는 일은 자제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다스를 지배했다.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MB는 청와대와 외교관을 동원했다. 또 거대 재벌기업 삼성으로부터 소송비용을 뇌물로 수수했다. 특히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미국 로펌인 에이킨 검프(Akin Gump)가 수행할 항소심 비용을 삼성이 대납한다는 보고를 받고 밝게 미소를 지으며 불법자금 수수를 승인했다"라는 증언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09년 2월 청계재단을 설립한 것도 다스 지분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선 대선 국면에서 차명재산 의혹이 계속되자 재산 사회환원을 공약했다. 그리고 2009년 1월 다스의 회장이었던 처남 김재정씨가 쓰러지자 다스의 지분을 편법으로 상속받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김씨의 지분 일부는 그의 가족들 모르게 청계재단에 기부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국가정보원에서 총 7억 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10만 달러 수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4억 원 수수, 박재완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에게 전해진 2억 원 등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수수를 적용했다. 국정원 특활비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 측이 수수했고, 이 전 대통령의 지시와 방조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 더 많은 혐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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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1시간만에 검찰에서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전 대통령의 범죄 행위는 재임기간 내내, 또 퇴임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영포빌딩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대통령기록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민정수석비서관실, 대통령실 산하 국가위기상황센터, 국정원, 경찰청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각종 현안자료가 포함됐다. 대통령기록관에 가야할 문건들이 개인 빌딩 창고에 들어간 것이다. 법원과 민간인을 사찰하고 언론장악, 선거개입을 모의한 내용의 문건들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문건을 빼돌렸다는 것이 검찰의 해석이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은 '좌파의 사법부 좌경화 추진실태 및 고려사항', '최근 법원 내 좌편향 쇄신 분위기 역류 조짐 선제 대처', '법원 내 좌편향 실태 및 조치 고려 방안', '금년도 사법부 대대적 개편 활용, 법조계 건전화' 등 사법부를 사찰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종교계 좌파의 인터넷 연계 정부비난 활동 적극 차단', '좌파 교육감들의 부도덕·반교육 행태 집중 부각', '공공기관의 무분별한 좌파단체 인물 활용', 'MBC 보도 제작본부장 교체 관련 분위기 및 전망', '좌편향 방송인 재기 차단으로 공정방송 풍토 조성', '좌파 광역단체장 당선자 국정 발목잡기 제어방안 강구' 등의 문건도 나왔다. 종교·교육감·언론·광역단체장을 막론한 전방위 사찰을 벌인 것이다.

경찰청도 '각종 보조금 지원실태를 재점검하여 좌파성향 단체는 철저하게 배제, 보수단체 지원 강화', '문성근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운동 등 범 좌파세력 최근 동향 및 견제 방안 마련', '직선제 교육감 취임 1주년 관련, 좌파 교육감들의 이념편향 행보 견제방안 제시',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 및 대응방안', '2011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당 승리 위한 대책 제시' 등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검찰은 이 같은 문건들을 공개될 경우 정치적으로 쟁점이 발생하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자료들로 규정했다. 때문에 이 전 대통령 측이 한 건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제1부속실 등에 보관했다가 대통령 임기 종료를 앞두고 영포빌딩으로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 문건의 내용에 따라 이 전 대통령에게는 더 많은 혐의가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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