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의혹 밝혀졌지만... "너무 화나고 분노스럽다"

촛불시민 4인의 이야기

등록 2018.03.30 10:31수정 2018.03.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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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 28일 검찰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의 발표로 그동안 철저하게 감춰졌던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조사결과로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증언내용들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대다수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최초 서면 보고를 받았고, 10시 15분, 22분 김장수에게 전화로 지시했고, 그 후 비서실을 통해 실시간으로 11차례 보고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골든타임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사결과 박 전 대통령은 오후 및 저녁에 각 1회씩 일괄보고를 받았다며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간 외부인 방문에 대해서도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 없었다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당일 오후 최순실이 관저에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일 오후 이른바 'A급 보안손님'인 최순실이 관저를 방문해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등 문고리 3인방과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이때 중대본 방문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검찰의 발표에 언론들은 종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등 대통령 측근에 관련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한 종편방송에서는 '비선 실세, 문고리 3인방 국정 운영', '허수아비 대통령', '순간순간 문고리가 대통령 대역' 등 격한 발언을 이어 나갔다.

이와 관련해서 세월호 참사 이후 홍성과 서산지역 등에서 꾸준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꾸준히 요구해오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이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의 '세월호 7시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지금도 촛불을 들고 있는 이들 4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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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검찰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홍성과 서산지역 등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꾸준히 요구해오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이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도 촛불을 들고 있는 이들 4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성세월호촛불지킴이 민성기씨(사진 왼쪽 첫번째), 4.16 세월호 참사 대응 서산시민행동 박선의 씨 (왼쪽 두번째), 홍성문화연대 신인섭 씨(사진 오른쪽 두번째), 홍성세월호촛불지킴이 한송이 씨(오른쪽 첫번째) ⓒ 신영근


세월호 참사 이후 4년째 세월호 추모 촛불을 들고 있는 홍성 세월호촛불지킴이 민성기씨는 "이런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다는 것은 민족의 수치다. 박정희는 정권을 연장하려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라며 "그 딸은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죽어가는 시간에 침실에 있었다니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한, 지난해 세월호 참사 3주기까지 서산에서 촛불을 밝혔던 4.16 세월호 참사 대응 서산시민행동 박선의 씨는 "7시간의 비밀이 드디어 밝혀졌다. 그런데 그럴 줄 알았지만 그럼에도 너무도 화가 난다"라며 "국민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너무도 화나고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고 불렀던 그 시간들이 도려내고 싶을 만큼 치욕적이다. 인간의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나라를 통째로 맡겼다"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격한 반응은 이뿐만이 아니다. 홍성문화연대 신인섭씨는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사실로 드러나니 할 말이 없다"면서 "당일뿐만 아니라 전일의 일정까지 수사하여 거짓말을 한 사람들은 살인죄로 처벌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 씨는 "세월호 전면 재조사는 이제 시작이다. 사건을 덮으려 했던 세력, 구 새누리당 등은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며 "2기 특조위로 추천된 황전원 및 당시 조사 검찰, 관계기관 등은 모두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교육학부모회에서 활동하며 홍성세월호 추모 촛불을 이어가고 있는 한송이 씨는 검찰 수사발표와 관련해 긴 한숨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세월호의 진실이 꼭 밝혀질 거라고 믿고 있었다. 박근혜 7시간도 밝혀야 할 진실 중 하나였다. 드디어 밝혀졌는데 대통령이라는 인간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너무 허무하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그 허무한 진실이 밝혀지고 난 후의 그 당시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의 입장이다.

당 대변인이 '박근혜가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논평을 내더니 하루 만에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대책 없이 우왕좌왕하는 소신 없는 비서진'이라며 한국당의 무기력함을 반성하고 혁신 또 혁신하겠다고 한다. 촛불 혁명을 통해 심판을 받고도 자기들의 권력 지키기에만 안달이 나서 민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여전히 우왕좌왕하며 논평 하나도 소신 있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7시간의 진실을 밝히라 촉구했던 촛불들의 탓을 하는 자유한국당을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촛불을 들고 그동안 세월호의 진실규명과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밝히라고 요구했던 촛불 시민들은 하나같이 분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세월호 7시간이 마침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당일 보고를 받기 전인 10시 20분까지 왜 관저침실에 머물렀는지 대해서는 정확히 규명하지 못해 또 다른 의혹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음달 세월호 참사 4주기가 돌아온다.
#세월호7시간 #박근혜전대통령 #검찰수사발표 #세월호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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