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다, 모르쿠다

[시] 제주 4.3항쟁

등록 2018.03.30 16:32수정 2018.03.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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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비행장 근처 풍경 ⓒ 노순택


바다 건너
흰 옷 입은 조선 사람들은 해방이 되면
살 줄 알았다.
어수다*.

어리거나 힘 없으면, 산 속으로 도망가면
살 줄 알았다.
어수다.

같은 동포니까 사실대로 말하기만 하면
살 줄 알았다.
어수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목숨을 부지하는 길
죽기를 소원하면서 입을 닫는 일

모슬포. 모르쿠다*
섯알오름. 모르쿠다
정뜨르. 모르쿠다
다랑쉬. 모르쿠다
오라리. 모르쿠다
* 어수다 : 아닙니다
* 모르쿠다 : 모릅니다 라는 제주도 방언

용화여자고등학교 1학년 조희원
제주4.3사건 제64주년 기념 2012 전국청소년 4.3문예공모 수상작
덧붙이는 글 이 시를 쓴 조희원 씨는 용화여자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제주4.3 #4.3문학 #추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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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2018년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청산과 치유를 위해 전국 220여개 단체와 각계 저명인사로 구성된 연대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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