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정례화해야"... "비핵화 의지만 끄집어 내도 큰 성과"

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원로자문단과 오찬 간담회

등록 2018.04.12 20:08수정 2018.04.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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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 의지만 끄집어내도 큰 성과라는 주장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종전선언 등의 조언이 쏟아졌다.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의 오찬 간담화에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과거에는 정상회담 자체가 성과였지만, 지금은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라며 인천-개성-황해를 잇는 경제클러스터를 제안했다.

이날 오찬간담회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주장도 나왔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현 경기도 교육감)은 "남북이 절실하게 원하는 걸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은 종전선언일 것이다"라며 정상회담의 정례화와 양자-3자-4자 정상회담의 지속화 등을 건의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종전선언'을 건의하면서 DMZ(비무장지대)에 있는 GP의 무기 철수, 평양과 서울의 대표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현 평화민주당 의원)도  종전선언, 중무장이 아닌 DMZ의 진짜 DMZ화,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후속 정상회담에서의 신경제지도 구상 이행 등을 건의했다. 

"트럼프의 결단과 김정은의 실천이 중요하다"

1차와 2차 남북정상회담에 모두 참여한 문정인 외교안보특보는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정상회담 당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라며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남북이 함께 만나 국제경제 큰 판을 만들기를 바란다"라 말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활약했던 박지원 평화민주당 의원은 "비핵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실천이 중요하다"라며 "핵 폐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니 인내하며 안전운전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의전과 행사보다 성과가 중요하기 떄문에 북한과의 사전협의, 미국과의 정책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조언했고,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남북간 군사적 균형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원로자문단의 좌장을 맡고 있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현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지난 2000년 6.15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정상회담 전의 예비회담은 꼭 필요하다"라며 "합의문의 초안을 예비회담 때 북에 미리 전달했더니 북으로부터 회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회고했다. '햇볕정책 전도사'로 불리는 임 전 장관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주역으로 활약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과거 정상회담을 준비할 당시를 회고한 뒤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40퍼센트라면 홍보의 중요성이 60퍼센트라고 말하곤 했다"라며 "그러니 회담을 하면서도 언론사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할지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했다.

이홍구 전 통일부총리(현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는 "내년이 임정 100주년이어서 3월 1일이든 4월 11일이든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제안하면서 "또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네고시에이터(협상가)가 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김정수 한국여성평화연구원장은 "남북의 영부인들이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반도 아동권리를 신장하는 등의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원로자문단의 제안과 건의를 다 들은 뒤 문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북한은 정상회담에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간극은 존재한다"라며 "이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터인데 앞으로 계속 이어질 다양한 양자, 다자 회담시에도 원로 자문단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를 널리 구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원로자문단의 오찬 간담회는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원로자문단 #문재인 #임동원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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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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