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 천막 세운 한국당 "경수·기식이 쌍끌이 특검하자"

[현장]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발대식... "봄이 왔네" 연발

등록 2018.04.17 12:01수정 2018.04.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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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본부 출정식 연 한국당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출정식'을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김성태 : 의원들 앞으로 오세요. 아니, 이리로 오라고. 플래카드 크기가 저게 뭐야! 너무 작잖아! 여보쇼, 저기 가서 들어요. 저기로 가라고. 더 빳빳하게 당겨야지!
장석춘 : 그림이 잘 안 나온다니까 우리 의원님들 다같이 우측으로 2보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70여 명이 여의도 국회 본청 야외 계단에 깔판을 깔고 앉았다. 분주하게 오와 열을 맞춘 의원들 가슴팍엔 저마다 '댓글공작 여론조작 특검으로 일벌백계' '김기식 철통보호 청와대는 각성하라' 'BH출장소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는 플래카드가 쥐어졌다.

의원들이 점령한 계단 옆에는 하얀색 텐트 두 동이 설치됐다. 텐트에는 각각 '민주당 댓글공작 김기식 황제갑질 특검 수용하라' '문 대통령은 인사참사 책임자를 경질하라'고 쓰여있다. 따사로운 햇볕에 시종일관 눈을 찡그려야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경쾌했다. "봄소풍 같어"란 어느 의원 농담처럼 김기식 금감원장과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연이어 정국을 강타하면서 모처럼 야권에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발대식' 모습이다.

김성태 "문재인 대통령, 석고대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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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판 깔고 투쟁본부 띄운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출정식'을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발대식에서 "여론 조작과 혹세무민으로 만든 지지율에 취해 문재인 정권이 독단에 빠졌다"라며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으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문재인 대통령은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민주당 당원의 네이버 댓글추천수 조작 논란을 정권 차원의 '여론 조작'으로 규정하고 김기식 금감원장 논란 등을 '국기문란'으로 칭하면서 정치공세에 당력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들 뒤통수 치는 댓글 조작과 뒤에서 호박씨 까는 황제갑질을 끝장내고 혹세무민하는 관제개헌, 나라 곳간 거덜 내는 포퓰리즘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라며 "한국당이 분열히 일어나 투쟁해 헌정유린과 국기문란을 끝장내고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반드시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청와대가 퍼주기 포퓰리즘과 한풀이 정치보복,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제멋대로 사찰하고 노골적인 정치탄압을 서슴지 않고 있다" "파탄으로 치닫고 있는 민생경제는 아랑곳 않고 야당과 국회마저 부정한 채 오로지 안하무인과 막무가내 대통령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며 여권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은 이날 발대식에서 "지난해 보수진영의 집단적인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조작은 매국노 같은 일이라고 했던 추미애 대표는 이번 드루킹 사건, 김경수가 연루된 댓글 조작 사건은 매국노라고 생각하지 않나"라며 "추 대표는 본인 대표직 자리를 내놓을 의향이 없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또 전날인 16일 김경수 의원의 추가 해명에 대해서도 "권력 핵심부인 김경수 의원의 1차 기자회견과 2차 기자회견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처음엔 드루킹이 메시지를 보내오면 그것에 대해 그저 답신 정도 하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어제 2차 회견에선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추천한 사람의 이력서를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그 추천된 사람을 면담했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경수 의원이 왜 앞뒤에 안 맞는 말을 했는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논란이 불거진 김기식 금감원장과 김경수 의원 사건에 대한 특검도 주장했다. '김기식 황제갑질 외유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은 "SK-KS 쌍끌이 특검, 그러니까 '경수, 기식이' 쌍끌이 특검을 요구한다"라며 "정권은 결코 국민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은 도탄에 빠졌는데 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김정은 정권과의 협력만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색깔론을 펴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댓글공작 즉각 특검하라' '청와대 인사라인 즉각 경질하라' '미투 안희정을 즉각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봄이 왔네, 봄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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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판 깔고 투쟁본부 띄운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출정식'을 열고 깔판을 깔고 있다. ⓒ 남소연


윤재옥 : 아 의원님들 잠깐만요...아직 가지 마시고...오늘부터 순번 정해서 여기 천막에서 철야할 분들 정해야 하니까...지역활동은 가급적 중단해주시고 국회에서 대기하시면서...

40여분간의 행사가 끝난 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뿔뿔이 흩어지는 같은 당 국회의원들에게 다급히 전한 공지다. 원내지도부는 국회 본청 앞에서 철야 텐트 농성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웅성웅성 해산하는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정말 봄이 왔네, 봄이 왔어"란 말이 오갔다.
#한국당 #김성태 #김경수 #김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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