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면 몰타회담 뛰어넘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판문점이 북미에 편한 곳... 제주에서 열릴 수도"

등록 2018.04.17 18:47수정 2018.04.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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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준비상황 설명하는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판문점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될지가 여전히 관심거리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오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북미정상회담 준비도 장소 문제를 빼고는 비교적 성의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장소 문제가 북미간에 어려운 문제로 보이지만 해결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판문점에서 열린다면 지난 1989년에 열린 몰타회담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회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 해역의 선상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만난 것이 몰타회담이다. 회담이 끝난 직후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우리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 회담을 계기로 냉전의 붕괴가 시작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위원장은 "사실 판문점 회담이라는 게 굉장히 상징적이지 않나?"라며 "이번 판문점 회담을 1989년 몰타회담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이번 판문점 회담이 남북간 관계를 넘어서 한반도 주요 당사자인 북미간 문제가 풀리는 회담이 된다면 몰타회담보다 훨씬 더 상징적인 회담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 위원장은 "몰타회담은 1989년에 열렸고, 1990년 한러 수교,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루어졌는데 (그 성과가) 반쪽에 그쳤다"라며 "이번 판문점 회담이 북미정상회담과 함께 성과있게 출발해서 가급적이면 압축된 시간 안에 저희가 풀어보고 싶은 한반도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도 "북미간 회담을 판문점에서 하면 좋다"라며 "(그렇게 되면) 상징적 으로 판문점은 몰타를 훨씬 뛰어넘어서는 곳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문점이 북미에 편한 곳일 수밖에 없고, 선택지도 많지 않아서 판문점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라며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제3의 장소를 선택한다면 판문점이든 제주도든 다 살아있는 것 아니냐, 이것이 합리적 추론이다"라고 강조했다.

판문점과 제주 이외에도 현재까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는 미국의 워싱턴D.C.와 하와이, 북한의 평양, 스웨덴의 스톡홀름, 스위스, 몽골의 울란바토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남북-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더 많이 소통"

또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한미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백악관이 굉장히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라며 "정의용 실장도 며칠 전에 미국에 다녀와서 '상당히 만족할 만한 만남이었다'고 했다, 다른 어떤 때보다 원만하게 (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한미간 대화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라며 "남북정상회담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북미회담에서는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등을 매우 깊게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그런 성격(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진다는 것)이 있기 때문에 과거와 다를 수 있다"라며 "그동안에는 많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틀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엇박자 날 수 있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실 대외정책 속에서 미국 인내와 지지, 동의를 확보하지 않고 커다란 정책을 전환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대통령의 참모진이 확고하게 가졌다"라며 "그만큼 공들여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간에 또 많은 소통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이 6월 초에 열린다면 그 사이에 한미간에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상간에 얼마나 긴밀하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의 폭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몰타회담 #임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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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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