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우조선·STX조선은 좀비기업"

울산시당, 현대중공업 관련 유인물에 표현... 경남대책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등록 2018.04.18 21:11수정 2018.04.1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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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이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유인물을 내면서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좀비기업'(원안)이라 표현해 놓았다. ⓒ 윤성효


자유한국당이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창원진해 STX조선해양을 '좀비기업'이라 표현해 반발을 사고 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최근 현대중공업과 관련해 유인물을 제작해 시민들한테 배포했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유인물에서 "고용안정, 구조조정 중단, 자유한국당이 함께 하겠습니다"라며 "현대중공업에 촉구합니다. 힘들더라도 함께 갑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유인물에 "국민 혈세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대우조선, STX조선 등) 살리느라 현대중공업은 죽고 있다"고 했다.

이 유인물 뒷장에는 "공적자금 투입, 대우조선은 14조 800억 원, STX조선은 7조 9000억 원, 현대중공업은?", "일자리 창출한다는 문재인 정부. 있는 일자리도 파기한다"고 써 놓았다.

이 같은 유인물이 배포된 뒤, 창원진해 STX조선해양과 거제 대우조선해양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민철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장은 "유인물 내용을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해놓았다"고 했다.


그는 "채권단이 투입한 돈은 4조 2000억 원이다. 그 돈은 중국과 유럽의 해외법인에 많이 사용되었고, 채권단이 2008년부터 빌려준 원금의 이자 비용으로 연간 8000억 원이나 들어갔고, 8년간 이자만 2조 원이 넘었다"고 했다.

또 그는 "선박 수주를 했다가 취소하면서 물어 준 돈도 있었다. 공적자금 가운데 인건비는 일부만 사용되었다"며 "우리는 좀비기업이 아니다"고 했다.

노동자생존권보장조선소살리기경남대책위 김정광 집행위원장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조선업 위기의 책임은 과거 정부가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글로벌 조선 위기가 처했을 때 제대로 된 정책이 없었고, 공적자금 투입은 지난 정부 때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사실 관계를 잘 모르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어도 사실상 채권단이 다시 가져가는 형태였다"며 "노동단체 등과 함께 자유한국당의 유인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 했다.

대우조선과 STX조선이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김성찬 의원(진해)와 김한표 의원(거제)다.

경남대책위 "누가 누구에게 좀비라 말하는가"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18일 저녁 "누가 누구에게 좀비라 말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경남대책위는 "좀비기업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은 면했지만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명칭하는 기업이다"며 "울산시당의 말대로라면 최근 행보를 벌인 김성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행보는 말도 안되는 행보이다"고 했다.

이어 "김성찬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STX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이어 갈 것을 당부했다"며 "울산시당의 이야기대로라면 김성찬 국회의원은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STX조선을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어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고, 또 좀비기업을 위해 자신이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흔히들 이야기하는 '팀킬'이다"이라 덧붙였다.

"울산시당의 표현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는 것. 이들은 "울산시당은 현대중공업에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정책홍보물에서 밝히고 있다"며 "그러나 울산시당이 좀비기업으로 명명한 대우조선은 지난해 2년치 임금동결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에 잠정협상하며 노동자들이 고통분담에 나섰고, STX조선도 최근 인적 구조조정이 없는 자구계획안 마련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으로 고통분담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정책홍보물은 경남 지역의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은 외면하고 여전히 기업과 노동자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홍보물을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입으로 노동자와 함께 싸우자고 호소하고 있다. 웃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경남대책위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어떠한 당인가. 박근혜가 만들고자 한 노동악법, 이명박이 자행한 노조파괴 공작이 새누리당과 일맥상통하였던 것이 아니었는가"라 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도지사 시절 이전까지 이어 온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의 대화에도 나서지 않았고, 노동자들이 도청 집회를 할 때면 차벽과 경찰력으로 노동자를 탄압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노동자를 위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쇼'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이 진정 노동자를 위하는 정책을 하고 노동자를 위해 활동하고 싶다면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현대중공업 노동자를 현혹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은 시절 노동자를 향한 탄압과 폄하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경남대책위는 "좀비기업이라고 명명한 것을 철회하고, 한낱 홍보물로 조삼모사 하지 말고 노동자를 살리는 정책으로 말하라"며 "이참에 다시 한 번 밝혀둔다. 자유한국당은 적폐의 온상이며 그 당의 후보는 청산되어야 할 대상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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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이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유인물을 내면서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좀비기업'이라 표현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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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이 낸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유인물(뒷면). ⓒ 윤성효


#자유한국당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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