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열린 5.18 기념식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돼"

도쿄에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려

등록 2018.05.19 11:47수정 2018.05.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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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주년을 맞이하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일본 도쿄에서도 열렸다. 지금까지는 도쿄재일본한국인연합회(아래 한인회) 대회의실에서 뜻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조촐하게 진행해 왔던 행사였다. 하지만 송영길 국회의원이 참석했던 지난해부터 참석 희망자가 급증해 재일본한국YMCA 회관 9층 국제홀을 빌렸다.

행사를 실무지휘한 도쿄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아래 사업회) 이명호 홍보국장은 "한 달 전부터 준비했는데 작년에 정권 교체 이후 열린 기념식에서 예상을 훨씬 초과한 100여분 이 참석해 절반은 서서 보셨다"면서 "연세 지긋한 재일동포분들도 많고 해서 모두가 앉아서 보실 수 있도록 이번에는 아예 넓은 곳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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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도쿄기념식 도쿄 재일본한국YMCA회관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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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들 ⓒ 박철현


그러면서 부지런히 의자를 나른다. 105석을 준비했는데 결국 더 들어와 보조의자 20개를 더 놓고도 자리가 부족해 기념식 2시간 내내 서 있는 사람들이 열 서넛은 돼 보였다. 후원 및 협찬 단체도 늘었다. 도쿄민주연합, 한인회, 도쿄호남향우회, 하나로, 세계한인무역협회도쿄지회, 도쿄상공회의소, 일본동부민주평통자문회의 등 도쿄 지역 유수의 단체들이 다 모였다. 특히 기념식 사상 처음으로 정부인사가 참여했다. 주일본 대한민국대사관 이찬범 총영사가 인사를 했고, 이수훈 특명전권대사는 화환을 보내왔다.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사무총장은 "해외 5.18 기념식의 물꼬를 튼 곳이 이곳 도쿄였고, 이명박 정권 시절이던 6년 전 도쿄에서 처음으로 기념식을 연 것이 기폭제가 되어 지금은 전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기념식을 열게 됐다"고 감회어린 표정을 짓는다. 그는 이번 기념식은 로스엔젤레스, 뉴욕, 상하이, 베이징, 시드니, 오클랜드, 자카르타, 런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전세계 34개 도시에서 열렸다면서 "도쿄의 뜻있는 시민들이 하지 않았다면 5.18 해외 기념식이 이렇게까지 활발히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하여 참석한 이찬범 총영사는 다음과 같이 말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벌써 3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980년 당시 고교생이었는데 연락도 자주 하고 매우 친하게 지냈던 사촌 형이 당시 전남대 의대를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통 연락이 안됐다. 마치 대한민국에서 사라져 외국이라도 나간 것처럼 완벽하게 연락이 차단됐었다. 정말 불가사의한 경험이었고 나중에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고비에서 광주시민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 희생을 헛되이 하면 안 된다. 광주는 새날을 위해 투쟁했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날의 영령들이 바랬던 민주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남겨진 이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대사관 총영사가 참여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앞으로는 더욱 활발히 기념식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양동준 사업회 회장은"감개무량하다"면서 "처음 이 모임을 시작한 게 노무현, 김대중 두 분 대통령의 추도식을 하다가 나온 건데, 3주기 추도식을 할 때 두 분을 광주민주화운동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이구동성으로 나와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즉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추도식이 해외동포들의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리고 도쿄의 이 기념식은 앞서 말한대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김상열공동준비위원장 겸 도쿄호남향우회장이 기념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얼마전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보신 분 계신가? 당시 광주 민주화 운동당시 여고생이 공수부대원들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방송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5.18이 지겹다? 이제 그만하자? 뭘 그만하나? 아직까지 진상규명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이 기념식 매년 해야 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 된다. 잊지 말고 기억하시라고 여는 거다.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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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팜플렛을 보고 있는 참석자들 ⓒ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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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현재 인테리어업체 테츠야공무점 대표 겸 도쿄생활문화연구소 소장.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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