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장 후보들 "전주, 자전거도시로 적합"

[인터뷰] 김승수·이현웅·오형수 전주시장 후보가 밝히는 자전거 관련 정책·공약

등록 2018.05.21 17:24수정 2018.05.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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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시'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꼽히는 도시들이 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덴마크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 디자인 컨설팅 기업 '코펜하게나이즈 디자인'(Copenhagenize Design)은 2년마다 자전거 친화도시(Bicycle-friendly Cities)를 평가해 발표한다. 2011년부터 두 도시는 앞 서거니 뒷 서거니 하면서 자전거 도시의 대명사가 됐다.
지표에 따라 다르게 집계되지만, 코펜하겐에서 자전거를 통해 출퇴근하는 등 일상적 이동수단은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도시와 함께 많이 거론되는 도시는 유트레흐트, 안트베르프, 아인트호벤(네덜란드), 낭트(프랑스), 바르셀로나(스페인), 베를린(독일) 등이다.
우리나라의 도시는 어떠한가? '자전거 도시'로 검색해보면 창원, 순천, 전주, 상주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검색된다. 여기서 '자전거 도시'란 자전거 친화도시에 랭크된 유럽의 여러 도시처럼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써 인정받고, 실제 그 비중을 높여 자전거로 움직이기 편하고 좋은 도시로 가고자 하는 '지향'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자전거 친화도시' 랭킹 상위권 도시는 대개 전체 교통 수송 분담률의 20% 이상을 자전거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프라를 포함한 여건과 문화로써 자리 잡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수십 년의 역사를 통해 만들어온 지향이 담겨 있고, 모든 것들을 망라했을 때에야 비로소 자전거 도시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활성화된 도시로 평가받는 창원은 '자전거 도시'로 불릴 수 있을까. 수송분담율이 10%에 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러 평가지표들을 통해 매겨지는 랭킹의 상위에 창원이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전주 지역 시·도의원 출마자들에 이어 시장 후보자로 나선 4명의 후보자에게도 '자전거 도시'에 관련한 내용을 물어봤다. 시도의원 후보에게는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어 정당의 조직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자전거 정책 공약의 유무'를 묻고, 정책 공약이 있는 후보가 기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시장 후보자의 경우엔 직접 확인하고자 했다. 아울러 필요한 추가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승수(더불어민주당), 이현웅(민주평화당), 오형수(정의당) 전주시장 후보가 응했다. 엄윤상(민주평화당) 후보의 경우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기사에서 다루는 형식은 최초에 보내온 공약을 일괄적으로 소개하지 않고 추가 질문을 통해 걸러낸 주요 내용에 대한 답변을 같이 다루도록 하고 그 밖의 사항은 별도로 다룬다(답변은 후보 간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맥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편집했고, 인용부호 안의 표현은 답변을 그대로 살렸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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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 전주 시장후보로 출마한 후보들 좌측부터 민주당 김승수 후보, 민주평화당 이현웅후보, 정의당 오형수 후보. 민주평화당은 경선이 끝나지 않았고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 엄윤상후보는 정책공약 관련 입장을 보내오지 않아 이 기사에서 제외되었다. ⓒ 김길중


우선 자전거 정책 공약을 보내면서 사용한 어휘를 소개한다. 최초의 답변서에 김승수 후보는 '자전거 친화도시'로 표현하였고, 이현웅 후보는 '자전거 도시', 오형수 후보는 '자전거 천국 한국의 암스테르담 전주'로 표현했다.


이에 관한 세 후보의 공약과 정책 설명을 하나로 읽기 어려워 추가 질문을 통해 정리한 내용이다.

김승수 : '기존에 하던 인프라 구축을 지속'
이현웅 : '신규 개설보다는 기존 자전거 도로 개선'
오형수 : '자전거 도로 정비 및 안전성 강화'에 방점

추가로 후보들에게 전해진 질문은 "교통정책 속에서 자전거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되는가"였다. 그러면서 전체 교통 속에서 자전거가 담당해야 할 몫(장기적인 목표와 임기중 단기적 목표)을 어떻게 구상하는지 물었다(예산 확충 계획도 여기에 함께 다룬다).

김승수 후보는 "재임 시 '자전거 정책과' 신설 등 자전거 정책을 선도해왔다"라고 밝히며 "자전거를 포함한 생태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리해서 추진할 수 없어 연계적으로 추진되기에 단순하게 답하기 어렵지만 최종적으로 10% 이상의 수송분담률을 자전거가 맡아야 한다고 본다. 임기 내에 종합적인 정책의지를 통해 현재 수준에서 5%로 도달하고자 한다."

아울러 "자전거를 포함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여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예산 확충에 관해 "2017년 관련 예산 17억1000만 원, 2018년 23억5600만 원으로 늘었고 교통 특별회계의 25% 이상을 생태적 교통(버스, 자전거, 보행자) 체계 구축에 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현웅 후보는 "정책 비중을 20%까지 올릴 계획"을 밝히며 "교통수송분담률은 단계별로 3~5%까지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초기에 자전거도로 개선 사업에 50억 이상(교통 관련 총예산의 10% 내외)의 예산 투입을 예상"하며 "자전거도로 개선 사업에 대한 국비지원"을 언급했다.

아울러 "수요조사"와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신규 자전거도로 개설을 억제"하고, "안전한 자전거도로로서의 기능을 보완해 이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년 교통수송분담률 계획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며 "초기 자전거도로 개선사업"과 "자전거 타기 활성화 사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오형수 후보는 "임기 내 수송분담률을 10%로 잡고 장기적으로는 20%까지 바라본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예산 관련해 "자전거 도로 정비 및 안전성 강화 예산을 20억 원 정도로 배정할 계획이며 지역발전 특별회계 국비확보 10억 원, (불법적으로 사용된) 버스 보조금 환수를 통해 10억 원을 통해 마련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장기간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 후 수리하여 중고로 판매하여 예산절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전주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 보험 대신에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를 통해 구매·등록 후 내비게이션 어플을 설치한 사람에 한하여 무료로 가입시켜주고 관련 예산 절반인 1억4000여만 원을 자전거 안전교육 및 자전거 정비점검 서비스 제공 및 안전보호장구 대여사업에 투자"하는 세부적인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책 비중, 교통수송 분담률이 혼재돼 있는 건 질문이 추상적이라 후보마다 표현을 달리 하게 됐음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세 후보 모두 "전주는 자전거 도시로 적합"

'전주가 자전거 도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와 그 판단 근거 그리고 '도로건설 등의 인프라 구축계획'에 대한 세 후보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김승수 후보 : "도심 내 이동거리가 10km 남짓으로 어디든 이동 가능하고, 시내를 관통하는 전주천과 삼천에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 타기에 비교적 편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차량의 증가에 맞추어 대중교통체계 및 도로계획이 전반적으로 정비돼야 하며,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이현웅 후보 :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과 삼천을 중심으로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여건을 잘 갖추고 있어 생태교통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81개 노선, 총연장 409km의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어 도심에서 자전거가 승용차와 비교해서 이동시간이 뒤지지 않는다." 그밖에 아울러 생활형, 레저형, 관광형의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 이용을 언급했다.

오형수 후보 : "도심 주변 천변이 발달되어 있고, 혁신도시-신시가지 외에 주요 출퇴근 시간에도 크게 차량이 몰리지 않고 있다. 백제대로 등 대로변에 인도와 차 길 사이가 넓어 이 길을 정비함으로써 자전거 도로화"할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주요 자전거 길은 천변과 대로를 활용하고 나머지 좁은 길은 안전하게 자전거를 가지고 도보로 이동하는 형태"에 관한 얼개를 밝혔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 내용과 활성화 방안'에 관한 질문에 대한 세 후보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김승수 후보는 시장으로서 추진하면서 세워놓은 "연차별 자전거 도로 개설"(2022년까지 10개 노선) "자전거 이용시설 정비"(자전거 횡단보도 자전거 신호등) "자전거 보관소 등 대중교통 연계 인프라 확충" "공공자전거 운영" "자전거 인프라 확충"을 우선 추진할 사안으로 보고 자전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탈 수 있는 시민의식개선과 보행과 자전거가 우선되는 문화를 확산의 필요성을"을 제시했고, "올 3월부터 시행된 전주시민 대상 자전거 보험 가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현웅 후보는 "주요 거점에 자전거 터미널을 확대 설치하고 안전한 보관 장치를 가진 자전거 거치대 설치"와 "자전거 도로 이용 앱 등 도로 정보 제공 등"을 통한 이용 편리 제고 방안, "권역별 생활형, 레저형 이용 활성화를 위한 안전 코스 개발과 안전 및 편의시설 설치", 그리고 공공 자전거 터미널 간의 연계를 통해 반납하기 편리한 시스템의 구축, "안전헬멧 등 이용과 관리가 편리한 첨단 대여시설 및 시스템 구축","통근, 통학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 등을 꼽았다.

오형수 후보는 "다층적인 정책수단이 요구됨"을 언급하며, "친환경자전거 구매 지원 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전거 도시로서의 전략적인 홍보를 밝혔다. 아울러 "자전거 안전교육 및 도난방지 체계를 강화", "공공·민간 주차장 부지 활용을 통해 자전거 주차시설 10% 이상 확보·배정" "주요 천변을 활용한 전주 자전거도로지도를 제작, 내비게이션 어플을 제작 및 유통"을 언급했다. 또한 "자전거 횡단보도 설치 및 자전거도로 정비 및 안전성을 강화" "주민센터별 자전거 정비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헬멧 등 안전보호장구 대여사업"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연차별 자전거 도로 개설 계속 추진'으로 표현했고, 이 후보는 신규 자전거 도로 개설보다는 '자전거도로 개선'을 중심으로 표현했다. 오 후보는 '자전거도로 정비 및 안전성 강화'로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책공약의 핵심은 예산과 실행의지의 문제인데, '대중교통 또는 자전거를 통한 출퇴근" 여부에 대해 물었고, 후보자들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김 후보는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고 보므로 주말(또는 특정 요일)에는 꼭 챙겨보려 한다"며 시장 업무의 특성을 들어 '어렵지만 제한적나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아닌 한 "가급적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출근을 생활화할 것"을 밝히고 매주 1회 이상 관내 출장 시 마찬가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버스와 자전거 택시로 출근할 것이며 주 5일 중 1일은 자전거로 출퇴근할 것"임을 밝혔다.

취재를 통해 세부적인 차이나 전체를 조망할 취재의 필요성도 느꼈으나, 선거를 앞둔 후보자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해내기에 어려운 생각이 들어 두 번의 입장 표명을 정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시장 후보들이 자전거에 관한 정책과 공약을, 그것도 모든 후보가 이렇게 발표하고 판단 근거를 갖는 기회는 처음인 것 같다. 다만, 자전거 도시 전주에 관한 여러 후보들의 표현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전주가 자전거 도시로 적합하다'는 점을 중시해볼 대목이라 생각한다.
#전주시장 자전거 정책, 공약 #자전거 도시 #민주당 김승수 후보 #평화당 이현웅 후보 #정의당 오형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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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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