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 인천 중구청장 선거, 누가 원도심·신도시 둘 다 잡을까

[표심] 원도심-영종신도시 균형 발전이 관건... 내항 재개발·경인고속도로 등 현안 많아

등록 2018.05.25 13:41수정 2018.05.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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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는 공항과 항만 등 인천의 중점 산업이 몰려 있고, 과거 개항장으로서 원도심과 영종 신도시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세력이 강한 면을 보였으나, 영종 신도시 인구가 원도심 인구를 역전해 이번 선거는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2012년 12월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55.2%의 지지를 받아 44.3%을 기록한 문재인 후보를 크게 앞질렀고, 지난해 5월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40.6% 지지율을 기록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3.3%)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2.3%)를 앞섰다.

2010년 지방선거 땐 민주당 송영길 후보(48.7%)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47.7%)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선 유정복 후보가 54.8%를 득표해 43.3%를 받은 송영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현 김홍섭 중구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민선 2, 3, 5기와 6기까지 모두 네 번 당선했다. 2기 보궐선거로 당선한 뒤 3기 때는 선거법 위반 확정 판결로 임기 만료 한 달 전에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어서 2012년 대선 때 치러진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때 연이어 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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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인성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정헌 자유한국당 후보, 전재준 바른미래당 후보 ⓒ 김강현


이런 경력으로 인해 일찍이 7기 중구청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한국당은 김정헌(51) 시의원을 중구청장 후보로 공천했다. 한국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새 인물로 교체하지 않으면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헌 후보는 5대 중구의회 부의장을 지낸 뒤 6, 7대 인천시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에서 잔뼈가 굵어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 시의원으로 의정활동 평가도 좋은 편으로, 우수 의정활동상, 인천의정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홍인성(54) 후보가 나선다. 홍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박남춘 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도 일했다. 이 덕분에 중앙정부-시정부와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바른미래당에선 전재준(59) 후보가 나선다. 전 후보는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한 바 있고, 바른미래당 인천시당 부위원장을 지냈다. 오랜 기간 중앙부처에서 일한만큼, 행정에 전문성을 갖고 있고 공무원들이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구가 보수층이 두터운 지역이지만, 신도시에 유입된 젊은 층이 많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이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당 김정헌 후보가 그동안 지역에서 쌓아온 지지층이 만만치 않아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다.

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한국당의 표를 어느 정도 흡수한 전력이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전재준 후보가 얼마나 득표하는가도 관전 포인트다.

신도시 발전방안과 더불어 원도심과 격차 해소 관건

중구의 인구는 약 11만8000명이다. 신흥·신포·송월동 등 원도심 지역의 인구(약 5만 명)보다 영종·용유·운서동 등 신도시 인구(6만8000명)가 더 많아졌다. 또, 인천공항과 인접해있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도가 중구뿐만 아니라 인천의 경제를 발전시킬 중요 지역으로 분류돼, 이곳의 발전 전략이 곧바로 표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원도심을 무시할 순 없다. 이 때문에 신도시의 발전방안을 제시하면서도 원도심과 격차가 벌어지지 않을 방안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모두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놨는데, 큰 차이점을 보이지는 않는다. 홍인성 후보와 김정헌 후보는 인천공항에 항공정비(MRO)단지 조성과 파라다이스호텔 등 복합리조트 조기 준공 등을 신도시 발전방안으로 내세웠다. 전재준 후보는 카지노·IT 관련 대학 유치와 항공물류 산업 유치를 제시했다. 또 세 후보 모두 영종지역에 대형 병원과 마트 등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정주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 격차 해소방안도 뚜렷한 차이가 없다. 세 후보 모두 균형발전에 무게를 두고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는데, 개항장 문화유산 등 원도심의 문화유적을 보존·발굴해 역사·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주거환경 개선과 내항 재개발로 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논란의 중심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일반화 사업은 경인고속도로 인천기점부터 서인천IC까지를 지방도로(일반도로)로 전환해 그 관리권을 인천시가 갖고, 도로 낙폭을 조정해 교차로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갑작스러운 일반도로 전환으로 제한속도가 시속 60km로 줄었고 그럼에도 통행료(900원)는 그대로 받고 있어, 시민들의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특히 중구 지역에선 경인고속도로가 그동안 인천항 등의 물동량 수송 역할과 서울과의 접근성을 좋게 했는데, 일반도로 전환으로 그 기능이 사라져 중구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거라며 일반도로 전환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후보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인성 후보는 일반화 사업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고, 고속도로 기능은 존치하고 톨게이트를 없애 통행료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정헌 후보도 고속도로 기능 존치에 동의하며 일부 구간 지하화와 통행료 면제 등을 얘기했다.

전재준 후보도 기본적으로 고속도로 기능을 존치해야한다는 것에는 다름없지만, 중구까지 이어지는 지하터널을 연결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다.

세 후보, 영종지역 표심 잡기에 분주

영종 신도시의 인구가 원도심 인구를 넘어섰지만 각종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의 고충이 많다. 후보들은 이 고충을 해결하는 걸 중점 정책으로 펼칠 예정이다.

홍 후보는 영종·용유지역 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 도입, 모터사이클 북인천IC~금산IC 구간 진입 허용, 우체국·청소년문화공간 건립,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지원 기간 연장, 중구 2청사 분리 등 영종의 정주환경 향상을 중점 정책으로 꼽았다.

김 후보도 정주환경 향상에 비중을 두고 있다. 제2공항철도 건설이나 대중교통체계 구축으로 영종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내항 재개발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해 중구 전체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전 후보 역시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 도입과 주민 편의·복지시설 유치 등 영종지역 현안 해결을 중점 정책으로 꼽았다. 여기에 내항 재개발과 함께 문화콘텐츠 활성화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이렇듯, 후보자들의 정책만 놓고 보더라도 영종지역 표심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중구에 새로 유입된 30~40대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원도심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아직 절반 가까운 표가 원도심에 있다. 나아가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원도심과 신도시의 균형발전과 구민 화합은 중요한 과제이다.

원도심이 보수 강세 지역이긴 하지만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현 김홍섭 구청장의 관광지 위주 개발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는 주민도 많다. 이렇듯 원도심과 신도시의 표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중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게시 되었습니다.
#인천중구 #구청장선거 #영종 #공항 #제2경인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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