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 탄핵됐다면 문 대통령도..."

"하자 있다고 촛불로 끌어내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자유민주주의 강조하며 이념 공세도

등록 2018.05.29 13:22수정 2018.05.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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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 초청 방송기자클럽 토론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투표로 (대통령이) 된 분이 몇 가지 하자가 있다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끌어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벌써 탄핵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탄핵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것은 민주적 절차라고 인정하지만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라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정윤회와 롯데호텔에서 연애를 했다, 청와대 안에서 최태민을 위한 굿을 했다, 최순실의 해외재산이 수십 조다, 그런 말들이 다 거짓말로 드러났는데 언론을 통해 과장되고 확산됐다"라며 "(국회의 탄핵 의결 때도) 촛불을 든 대중이 '탄핵을 안 하면 이 촛불에 타 죽는다'고 하고, 너무 공포스럽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통해 법적절차가 진행된 것에 문제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앉아서 제대로 대응 못한 것만으로도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 탄핵 사유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라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면 문 대통령도 벌써 탄핵돼야 한다"라면서 제천·밀양 화재 사고를 거론했다.

재난 사고 대응을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때문에 탄핵됐다고 보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 당을 친이·친박으로 가른 게 세월호보다 (탄핵에) 크게 작용했다"라며 "세월호 같은 사건·사고를 가지고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남아 날 대통령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과할 정도로 친북·반미 성향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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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 초청 방송기자클럽 토론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김문수 후보는 이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을 수 차례 거론하면서 자신이야말로 '정통 보수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여당을 향한 이념 공세로 이어졌다.


그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을 묻는 질문에 "(홍 대표가) 너무 말이 거칠지 않느냐, 호감이 없지 않느냐, 하는데 우리는 뭉쳐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개헌, 상당히 왼쪽으로 치우친 개헌을 하려는 것을 뭉쳐서 막아 냈다, (문 대통령의 경제도) 친 민주노총·반 대기업"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하고 포옹도 하고 하는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하고 악수라도 한 번 하면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될 텐데' 생각했다"라며 "과할 정도로 (문 대통령이) 친북·반미 성향을 갖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세력이 힘을 합쳐서 단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 평가 등에 대한 질문엔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핵을 폐기하라, 납북자 한 사람이라도 보내달라 하는 게 옳은 태도 아닌가"라며 "'평양냉면 먹었다' 얘기만 하는 게 옳으냐 묻고 싶다"라고 공세를 펼쳤다. "(문 대통령이) 평양냉면만 얘기한 것 같진 않다, 지엽적인 문제를 크게 말하는 것 같다"라는 반박이 나왔을 때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겠다"라며 "저는 간절히 통일이 되길 바라지만 그 통일은 '자유통일'이 돼야 한다. '공산통일'은 목숨을 걸고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묻는 말에도 "소통을 잘 하고 굉장히 마음이 선한 분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일국의 국가원수이고 우리의 대통령인데 북한에 대해서도 국민의 자존심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김정은을 막 끌어안고, 국민에게 안 알리고 (김정은을) 만날 때 천안함 폭침 유가족 등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서울시장으로서 문 대통령에게 협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이 될 경우, 국무회의에 참석할 텐데 중앙정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에게) 바른 말씀을 다 할 것"이라며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과 했던 것처럼 세 번씩 끌어안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대구에 뼈 묻는다' 약속 못 지켜 유감, 자유민주주의 지키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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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 초청 방송기자클럽 토론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 7년 동안 쌓인 서울시의 적폐를 청산하러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서울에 '정치적 연고'가 없고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약속했던 것에 대한 지적엔 "정치인이 자기 묻고 싶은 곳에 뼈를 묻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제 뼈를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를 잡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당의) 요청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등 이념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이유가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거전략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가장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했다"라면서도 "우리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운영했기 때문이지 도로·주택 공약 때문에 잘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느냐가 서울시장의 중요한 신념"이라고 강조한 그는 박원순 후보를 향해서는 "박 후보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고 참여연대를 만들지 않았나"라며 "여러 면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변은 다 그렇진 않지만 기본 방향이 왼쪽으로 상당히 치우쳐 있다, (박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에 앞장선다든지 동성애를 허용해서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를 하도록 도와주고 있다"라며 "동성애(퀴어축제)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 문제가 있다, 참여연대는 지나치게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 문제를 삼는다, 국보법은 상당히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위축돼 있다"라며 "(투표함) 뚜껑을 열면 반드시 1등으로 당선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거운동을 하며) 체감하는 것이 그렇다, '박원순 시장 7년도 지겨운데, 11년은 어떻게 하느냐'는 시민들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기 이전에 책임부터 느껴야 한다"라며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신념이 지도자로서 확정적으로 굳어져 있나, 지금은 변화·이동 중인 분"이라고 평했다. 또 "손뼉도 마주쳐야 하지 않나. (단일화) 비슷한 얘기를 지금 하면 제가 (선거에) 자신 없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만 얘기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김문수 #서울시장 #박근혜 탄핵 #세월호 #6.1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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