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날이 아니라 우리 일꾼 뽑는 날"

[청소년이 바라본 6·13지방선거]

등록 2018.06.08 17:13수정 2018.06.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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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지역언론연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 중 하나는 청소년 대열이었다. 집회 초기부터 교복을 입은 채, 앳된 모습으로 함성을 외치고 연설을 하는 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청소년'의 목소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어른보다 더 정곡을 찌르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이슈였다.

이후 선거권을 만 18세까지 하향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기도 했다. 비록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만 18세 투표권에 대한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용인 청소년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또 후보 또는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 용인시고등학생연합회 집행부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중 5명에게 들은 답변을 대화로 엮어봤다.

신갈고3 이서윤(이하 서윤):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알고 있나? 어떤 날인가?

보라고2 조은서(이하 은서): 교육감, 시장, 도지사, 도의원, 시의원 등을 뽑는 날이다. 아직 투표권이 없는 나에겐 단순히 '공휴일'에 그친다. 하지만 곧 투표권이 주어지는 나이가 다가오니 우리 지역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신봉고3 배원중(이하 원중): 나는 미래 정치인을 꿈꾸고 있다. 워낙 정치 쪽에 관심이 많아 이번 선거 역시 관심이 간다. 특히 도의원 후보 중 눈여겨 본 후보가 있다. 우연히 SNS를 통해 알게 됐는데 봉사 시간이 3200시간 이상이나 되는 걸 보고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으로 믿음이 갔다. 또 선거 공보물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버전으로도 제작하더라. 믿음이 갔다.

용인고3 홍예은(이하 예은): 나는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에 관심이 간다. 무상교육을 확대하고 초등 돌봄교실의 방과 후 수업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학생들이 부모님이 돌아오는 시간까지 안전히 보호될 수 있도록 오후 10시까지 돌봄 시간을 확대했으면 한다. 맞벌이부모들의 걱정도 줄이고 아이의 삶의 질은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서윤: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 지방선거가 보수나 진보 등 당의 성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보통 지역 대표는 정치성향보다는 공약과 그 사람이 보여준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정치성향에 따라 지역 운영방향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기흥고2 배교선(이하 교선): 난 반대라고 생각한다. 지역 선출직 공무원은 그 지역의 현안을 위해 뛰는 사람들이다. 정당의 성향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지역 주민에 의해 일하는 게 아닌가. 사람과 공약을 보고 뽑았으면 좋겠다.

원중: 같은 생각이다. 당의 성향이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후보자 개개인이 얼마나 우리 지역을 위해 힘썼는지 관심을 가졌었는지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교선: 무엇보다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은 같은 의견인 듯하다.

예은: 용인은 특히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이룰 사람이 시장과 시의원 등으로 뽑혔으면 한다. 수지구·기흥구 대비 처인구는 교육, 교통, 문화면에서 발전이 부족해 보인다. 지역별 균형을 비슷하게 이룬다면 함께 성장하는 용인시가 될 것이다.

은서: 특히 교통은 용인시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용인시는 서울 인근, 경기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대중교통이 좀 더 발달된다면 지역이 훨씬 발전할 수 있다.

원중: 신분당선 요금이 학생으로서 좀 부담이 된다. 요금 인하가 됐으면 좋겠다. 또 용인 하면 에버랜드밖에 생각나는 게 없다는 친구들이 많다. 다른 멋진 랜드마크가 생겼으면 좋겠다. 어디를 가나 '용인에서 왔다'고 자랑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멋진 도시가 됐으면 한다.

교선: 그런 점에서 나는 유권자이신 어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6월 13일은 자신의 소중한 표를 행사하는 날이다. 신중하게 각 후보들을 잘 알아보고 투표했으면 한다.

서윤: 각 후보의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봐 주셨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부모님께는 이 말씀을 꼭 드리려고 한다.

은서: 나도 어른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서 투표하지 말고 직접 공약을 찾아보고 우리 지역에 더 도움이 되는 후보자에게 투표하시길 바란다. 혈연, 지연, 학연에 의존하지 않고 공정한 방법으로 투표해 달라.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로 후손들이 배울 역사의 내용이 바뀐다.

예은: 맞다. 빨간 날이 아니라 우리의 일꾼을 뽑는 날이다. 지역 발전이 나라의 발전이고 곧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전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권리를 챙기려면 반드시 해야할 의무 또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중: 선거권을 만18세에게도 줬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투표하고 싶다. 우리가 갖지 못한 소중한 권리를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행사해줬으면 한다. 용인 지역 투표율을 기대해보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 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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