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신조어? '이부망천' 때문에 국회 찾은 유정복·문병호

정태옥 의원 '인천·부천 비하' 발언 여파 차단 주력... "의원직 사퇴해야"

등록 2018.06.10 15:49수정 2018.06.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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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소속 인천지역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과 관련, "저와 300만 인천시민들은 당 차원에서 정 의원을 즉각 제명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유 후보와 의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았다. 6.13 인천시장 선거 막판 변수로 부각된 같은 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 여파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7일 YTN 방송에 출연, "목동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 간다. 부천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쪽으로 간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이 이에 책임지고 8일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했지만 선거 막판 불거진 지역 비하 발언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관련기사 : 인천 비하 발언에 노인 폄하까지... 정태옥의 '구설사' )

유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당의 제명 처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같은 당 소속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정유섭(인천 부평갑)·홍일표(인천 남구갑)·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이 함께 했다.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도 인천시민들께 사죄해야, 그렇지 않으면..."

유 후보는 먼저, "지난 4년 간 인천시정을 이끌어온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저는 인천에서 나고 자라 늘 인천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왔다"라면서 "정태옥 의원의 몰지각한 망언으로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300만 인천시민 여러분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다"라며 "정 의원은 비겁하게 숨지 말고 자신의 망언에 대해 인천시민 앞에 진심으로 무릎 꿇고 사죄하길 바라며, 이미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다시 한 번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당을 향해선 "정 의원을 제명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정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 후보는 "저와 우리 300만 인천시민들은 당 차원에서 정 의원을 즉각 제명처리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며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천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할 것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당의 제명 처분 등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특단의 결심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거론한 '특단의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 후보는 기자회견 후 "특단의 조치가 탈당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당의 추천을 받아 (인천시장) 후보가 됐기 때문에 탈당 문제를 거론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면서 선을 그었다. "선거일 전에 특단의 조치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엔 "당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 가장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빠른 시일 내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만 답했다.

"해괴한 신조어로 인천 희화화 말라" 당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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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과 관련, 정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 유정복 후보가 더욱 우려했던 것은 '논란 확산'이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여야 모든 정치인, 출마자들 그리고 언론에 요구한다. 해괴한 신조어까지 만들어 인천을 희화화시키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이러한 정략적 행태는 결과적으로 선량한 인천시민들의 자존심에 더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시고 자중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발언이 계속 확산되면서 선거 막판 악재로 자리잡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였다. 실제로 정 의원의 발언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란 신조어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우려는 고작 10여 분만에 그대로 실현됐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 같은 당 인천 지역 후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부망천'을 재차 거론했다. 아예 성명서 제목도 "이부망천을 넘어 인천중심시대 선언하다"였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정태옥 의원이 '이부망천', 이런 불편한 신조어를 만들면서 인천시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라면서 "정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고, 검찰은 인천시민을 모독한 죄로 정 의원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당도 당 차원에서 (정 의원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백규 바른미래당 인천 남구청장 후보는 "(정태옥 발언은) 망언의 대가, 홍준표 대표를 넘어서는 악랄한 형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꾸려진 당의 '지역차별망언특별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정태옥 의원과 홍준표 대표는 즉시 남구청이나 인천시청에 와서 실제로 무릎 꿇고 인천시민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대책위는 이런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가열차게 여론을 환기하고 제가 단식하며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지난 9일 홍준표 대표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당시 부산 지원유세 중이었던 홍 대표는 정 의원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박하고 잘못된 발언"이라며 "선거를 치르다 보면 그런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 후보는 "(홍 대표의 '실수' 발언은) 인천시민에게 사죄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비겁한 술책이자, 인천시민을 한 번 더 짓밟는 망언"이라며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한국당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할 정당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드시 막말 적폐 정당 한국당을 정치에서 퇴출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유정복 #정태옥 #문병호 #인천시장 선거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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