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만 했는데 기자가 되었더라

질문은 기회를 만든다

등록 2018.07.09 08:14수정 2018.07.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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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직장 : 사무직 3년차 근무
주말직장 : 주말 조연출 4개월차
평일직장 ∩ 주말직장 = ∮

"기자처럼 기사를 쓰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오마이뉴스에 일반인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라디오 생방송을 함께 진행하는 교통캐스터님께 물어본 '저 질문' 하나 덕분이었다.

한달 전 주말, 평소처럼 기술감독님, 교통캐스터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사실 6시반에서 11시반사이에 식사시간이 따로 있지는 않는데 8시 20분에 35분정도 녹음본이 나오기때문에 30여 분동안 식사시간이 생긴다. 30분이 짧아 식사를 할 시간이 되나 싶지만 한시간전에 미리 주문을 한 후 빠르게 뛰어가서 포장해오면 밥을 먹고 수다떨 시간은 충분하다.

보통 식사시간엔 뉴스 이슈나 각자의 하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데 그날은 교통캐스터님이 평일 아침 방송에 나가는 인터뷰를 직접 취재나간 에피소드에 대해 말해주셨다. 인터뷰에서 만난 분들과의 따뜻한 교류가 취재를 할 때 힘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그럼 나같은 일반인도 저렇게 취재를 하거나 기사를 쓸 수 있을까?

나의 요즘 최대 관심사가 기사쓰기인데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아닌 진짜 기사를 쓸 순 없을까? 그래서 식사가 끝나갈 때쯤 캐스터님께 툭, 그냥 진짜 툭, 여쭈어봤다.

나 : 기자처럼 기사를 쓰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캐스터님 : (별거아니라는 듯이)  유진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거나 구청의 블로그기자단이 되면 기사를 쓸 수 있어요



누군가 머리를 망치로 때린듯 띵했다. 아니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몇개월동안 혼자한 고민은 질문 하나로 결국 정답을 찾았다. 누가 알았을까? 평소와 똑같은 식사자리를 통해 이렇게 큰 정보를 알게 될 줄(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주변 몇몇 문과 출신 친구들중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만 실제로 글을 쓴 사람은 한명도 없었을 뿐이다).

그 후엔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캐스터님의 말을 듣고 그날 바로 <오마이뉴스>에 가입한 후 3일 뒤 첫 글을 작성했다. 첫 글은 투잡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잘 다듬어지지않았지만 첫 투잡을 하게 된 계기를 친구에게 말하듯이 진솔하게 적어나갈 수 있었다. 짧은 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쓴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고치고 또 고치면서 4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글을 다 쓰고 등록 버튼을 누르면 <오마이뉴스>에서 해당 글에 대한 검토가 진행된다. 검토 후 기사로 채택할지 말지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글을 등록한 다음날 오전 9시 15분. 내 기사가 등록이 되었다는 알람이 도착했다. 출근하지마자 상사의 질타를 받아 피로가 심각하게 쌓였지만 기사가 등록되었단 알람은 그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주었다.

과연 누가 그 질문 하나로 전유진이 기자가 될 줄 알았을까? 이건 내 인생에 일어날 수 없는 스토리전개였다. 공대생출신이었던 나에게 기자란 절대 닿을 수 없는 '별'이었다.

그런데 인생은 아침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반전으로 매번 나의 머리를 강타한다.어쩌면 시민기자가 되었다는 이 경험은 정말 작은 것일거다. 진짜 직업기자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라디오 조연출이 된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내가 작가가 되고 칼럼리스트가 된다면 이 경험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닐 것이다.

이 경험이 결국 글쟁이가 된 계기로 사람들에겐 불려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오늘은 어떤 질문이 준비되셨나요?
#직장인 #기사작성 #기자 #회사원 #기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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