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비대위원장 가능? 복당파 자중해라"

정우택·심재철 등 '반복당파' 목소리 결집... 12일 한국당 의원총회 전망도 '흐림'

등록 2018.07.11 12:16수정 2018.07.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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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복당파는 뒤로 물러나라.'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이 11일 던진 메시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당을 떠났다가 돌아온 복당파가 6.13 지방선거 참패 수습 과정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는 얘기였다. 이는 곧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 그리고 비박(비박근혜) 좌장 김무성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에 대한 탈당 요구와 맞닿아 있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인선 및 역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12일 의원총회가 또다시 계파 갈등의 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드러낸 셈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보수 가치 중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유다. 그 자유의 이면엔 책임이 반드시 있다. 많은 분들이 책임정치를 강조하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주장을 펼쳤다.

홍준표 전 대표가 첫 타깃이었다. 그는 이날 보도된 홍 전 대표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를 거론하면서 "지방선거 결과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12월 복귀 운운하는 기사를 봤다. 이건 책임정치에 어긋난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그 다음 타깃은 김 권한대행 등을 비롯한 복당파였다. 정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이 당을 외면하고 버리고 가신 분들이 지금 전면에서 당을 재건하겠다고 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 점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적어도 거기(탄핵 전후 탈당) 주도했던 분들은 20대 국회에서만큼은 자중자애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2020년 21대 총선 전까지 복당파는 뒤로 물러나 있으라는 얘기였다.

심재철 "당헌 지키지 않는 지도자, 독재자라 한다"


정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당 수습방안 및 과정에 대해선 "지금 당 운영이 민주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인사 중심의 혁신 비대위 구성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이 당의 정통성을 가진 분이 당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라며 "누가 보더라도 공명정대하고 심지어 '메시아적 성격' 가진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면 오케이 하겠지만 그런 비대위원장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렇다면 전당대회를 통해서 정당성을 얻은 당 대표가 나오고, 당을 '야당 다운 야당'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라면서 비대위 조기 종료 후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방선거 한달이 넘도록 당이 지리멸렬하게 움직이면서 오히려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전장에서 폭망했기 때문에 빨리 당을 정비하고 체제를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제대로 된 견제, 비판 기능을 하는 야당 다운 야당으로 변모하는 게 더 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도 이날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을 지켜야 하고 당원은 당헌을 지켜야 한다. 우리 당헌에는 '당 대표 사고시 60일 이내에 (차기 대표를) 뽑도록' 돼 있다"라며 정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특히 그는 "우리 당 근간인 당헌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헌법을 지키지 않는 지도자를 국민이 뭐라고 부르나. 그런 지도자를 독재자라고 한다"라면서 김 권한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설령 당헌을 고치더라도 의견을 묻고 해야 한다. 접근 방법도 잘못돼 있고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도 아무런 얘기가 없다"라며 "원인 진단도 잘못해서 중앙당 해체라는 잘못된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12일 의원총회 때도 계파 갈등 계속될 듯

한편, 이러한 주장과 반발이 12일 의원총회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당장, 이날 토론회에 곽대훈·김기선·김선동·김성태(비례)·김진태·문진국·박맹우·박완수·성일종·송석준·신상진·심재철·엄용수·원유철·유기준·윤상직·윤종필·이명수·이종명·이주영·이현재·정진석·조훈현·최연혜·추경호·홍문종(가나다 순) 등 26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반면, 김성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 내에서 계파적 이익이 아니라 가치적 신념에 따라 날카로운 자기 비판과 노선투쟁을 통해 생산적 논쟁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즉, 혁신 비대위 등 자신을 향한 당내 비판 및 반발을 '계파 이익에 기반한 주장'으로 일축하고 강행 돌파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 #김성태 #정우택 #의원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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