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내 나이 아흔하나, 나 빼고 말할 사람이 없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 강연 ... 8월 2일까지 행사

등록 2018.07.30 18:17수정 2018.07.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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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7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제가 할 말이 너무 많다. 저 말고 나와서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여러분이 찾아주어 감사드린다. 저는 끝까지 할 것이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야 세계평화가 온다. 여러분이 같이 힘을 써 주고 같이 밀어달라. 내 나이 91살인데, 내 나이가 어때서.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다. 같이 노력해 달라. 같이 노력하면 안될 일이 없다. 내가 앞에 서서 가겠다. 끝까지 싸우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우리나라와 일본, 필리핀, 대만, 미국에서 온 청소년 앞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 할머니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했다.

이 할머니는 대구에서 지내다 강연을 위해 창원을 찾았다. 국제청소년대회 참가자들한테 이 할머니는 "다섯 나라에서 왔다고, 어머나. 또 가려면 힘들 텐데.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했다.

"역사의 산증인 이용수다"고 한 이 할머니는 "많은 시간, 많은 날이 걸렸다. 할머니 한 분 한 분이 돌아가시고. 그래도 아직도 해결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를 거론했다. 이 할머니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추워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왜 무엇 때문에 노인들이 앉아서 외쳐야 하나. '사죄하라', '진상규명하라', '배상하라'는 것을 외친다"고 했다.

이어 "가만히 있어도 스스로 사죄도, 배상도, 진상규정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28일 일본정부와 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 할머니는 "얼토당토 안하게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람하고 일본 보안국장이 했다. 청와대에서 여덟 번이나 비밀 협상을 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아니다. 역사의 산증인이 눈이 시뻘겋게 살아 있는데도 저들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이 문제가 한국에서 해결이 되면 아시아 전체에 해결이 된다"며 "이런데도 오히려 거짓 협상하고, 거기다가 돈까지 10억엔을 받았다. 이것은 또 팔아넘기는 일밖에 안된다.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이어 "왜 또 당해야 하나. 그래도 모진 목숨 죽지 못하고 이렇게 끝까지 버티는 것은 여러분이 계시니까, 여러분이 그 나라의 주인이다. 우리는 아무 죄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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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7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한 뒤, 필리핀 출신 참가자를 안아주고 있다. ⓒ 윤성효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이 할머니는 "밤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했다"며 "거기서 살아 나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제가 나이 91살이다"고 했다.

그는 "저는 먼저 간 할머니들을 위해서, 나중에 할머니들한테 무어라고 하겠느냐. 내가 해결하고 왔다고, 아시아 전체 사람 다 해결되었다고 말하기 위해, 저는 지금도 여성인권운동가로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쉽게도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가시고, 지금은 남아 있어도 누워 있는 할머니들뿐이다. 이 안타까움은 누가 알갰느냐. 내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일본한테 사죄를 받아야 한다. 사죄를 받고 진상규명하고 법적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화 주인공이다.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이 할머니는 "미국으로 다니면서 많은 아시아 나라의 할머니들을 위해 내가 열심히 뛰고 있다. 너무 힘들다. 나이 먹으니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청소년들한테 당부도 했다. 이 할머니는 "내가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여러분한테 돌아간다. 여러분이 또 당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고 눈물이 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여러분이 다 피해자이고 책임자다"고 했다.

교육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여러분은 옳은 정치인을 뽑고 옳은 교육자를 뽑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교육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옳은 교육을 받아여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나라의 주인이다. 여러분이 해결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 여러분의 몫이다"고 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을 거론했다. 강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때 여성부 장관을 지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얼마나 뻔뻔스러우면, 대구 교육감으로 나온 여자는 여성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일본에서) 10억엔을 받아서 할머니들한테 갔다주었다"며 "그런 사람이 교육감으로 나왔다. 저는 무척 반대했다. 그러나 교육감이 되었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저는 대구에 살기 싫다"며 "한 사람이라도 옳은 교육을 시켜서 올바른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올바른 교육을 시키기를 바란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온 청소년들은 할머니를 안아주기도 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청소년들을 향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사랑합니다"고 했다.

이번 국제청소년대회는 경남도교육청 후원으로,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대표 이경희)가 마련했고, 이날부터 8월 2일까지 창원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와 미국, 대만, 일본, 필리핀 출신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72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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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7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한 뒤, 필리핀 출신 참가자를 안아주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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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7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한 뒤 한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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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가 7월 30일 오후 창원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역사의 과제를 위한 국제청소년대회"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일본군위안부 #이용수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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