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공무원에 폭행 당했다", 경찰 조사 중

충북 한 면사무소에서 "턱 가격당해" - "때린 게 아니라 밀친 것"

등록 2018.08.09 09:41수정 2018.08.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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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 오마이뉴스


한 공무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의 사회복무요원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충북의 한 면사무소에 근무하던 사회복무요원 A씨는 "지난 6월 21일 같은 곳에서 일하던 공무원 B주무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출근하자마자 B주무관과 말다툼이 있었고, 이후 B주무관은 오른손 주먹으로 때릴 것 같은 시늉을 하더니 갑자기 왼손으로 턱을 한 차례 가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어 A씨는 "B주무관은 신고 이후 퇴근 시간이 지난 오후 7시 20분까지 지속적으로 신고를 취소하라고 강요했고, 신고를 취소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까지 작성하게 했다"라며 "서약서를 작성했으나 신분증이 없어 곧바로 신고 취소를 하지 못하자, B주무관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려는 나를 뒤에서 두 차례 잡아당겨 넘어뜨렸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이름과 지장이 찍힌 서약서에는 "A는 ○○파출소에 (B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한다, B는 병무청에 (A의) 경고처분 신청을 하지 않고 A의 특별휴가 1일을 건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A씨는 1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진단서에 담긴 증상은 "우측 안면부의 타박 및 부종, 좌측 무릎의 부종"이었다.

경찰은 실내에서 벌어진 상황의 CCTV 화면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관할 경찰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CCTV에 담긴 일부 상황은 B주무관도 인정하고 있다"라며 "다만 (실내에서 벌어진 상황까지의 과정, 실외에서 벌어진 상황 등은) A씨와 B주무관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각각 다른 곳으로 전출돼 따로 근무하고 있다. B주무관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다툼을 한 게 아니다, 정당하게 지시를 내렸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A씨가 내게 와서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었다"라며 "그렇게 자꾸 도발하고 다가와서 A씨를 밀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밀친 것이지, 때린 것이 아니다"라며 "(A씨가 신고한 것과 관련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이고 대질도 앞두고 있으니 경찰에 (억울한 부분을) 진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사회복무요원 사건, 왜?

사회복무요원은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아 국기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군복무를 대신한다. A씨 사례처럼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은 심심찮게 불거지는 일이다. 폭행뿐만 아니라, 휴가 제한이나 폭언, 과도한 업무 지시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을 접수하거나 이를 해결할 창구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정책기획팀장은 "사회복무요원은 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라며 "군인권센터로도 사회복무요원들의 신고가 종종 들어오는데, 이들의 고충을 처리할 일원화된 관리 체계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사회복무요원이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인 사회복무요원 담당관에게 자신의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병무청의 복무지도관에게 신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사회복무요원 담당관은 가해 공무원 당사자이거나 당사자의 동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복무지도관은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제재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병무청 복무지도관의 경우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을 신고하더라도 해당 근무지와 다른 기관이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들의 유일한 고충 처리 방법은 권익위·인권위에 민원을 넣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외부에 알리는 것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무청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이 배치돼 있는 조직을 관리할 수 없는 형편이다"라며 "사회복무요원을 통합해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사회복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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