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지지' 업은 김진표, 민주당 당대표 선거 향방은?

'1강' 이해찬 후보에 김진표 "대세론 끝나"... 송영길 "나와 이 후보가 2강으로 경쟁할 것"

등록 2018.08.13 17:51수정 2018.08.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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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송영길(왼쪽부터)·이해찬·김진표 의원이 2일 광주문화방송 사옥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싸움이 좀 붙어야 할 텐데..."

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푸념하듯 말했다. 당권 레이스 중반.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후보 순) 후보 간 이렇다 할 이슈 경쟁이 없다는 우려였다. 13일, 당내 이러한 우려를 의식이라도 한 듯 잠잠하던 당권 무대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전해철 지지 업은 김진표, 판세 영향은?

발단은 전날(12일) 친문 소장 그룹의 대표 격인 전해철 의원의 김진표 후보지지 선언이었다. 전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김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과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강조하며 사실상 김 후보에 힘을 싣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도 당내 친문그룹 지지세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세 후보 가운데 지지선언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의원의 이름도 꺼냈다. "이해찬 대세론은 끝났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13일 취재진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저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라면서 "전해철, 최재성 등 당내 혁신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30~40명이 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해철 지지선언'을 바라보는 당내 의견은 양분됐다. 당내 한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 만나 "좋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며 긍정적 시각을 던졌다. 그는 "오히려 전 의원의 지지선언으로 친문 패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당이 (강한 리더십을 가진) 한 사람만 따라가는 패권 중심 정당이 아니라 (정치적) 노선에 따라 (당권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애당초 '비문 없는 친문' 경쟁으로 굳어진 전당대회가 '친노 대 친문' 간 세력 대결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왔다. 전 의원의 지지로 친문 그룹이 분화하면서, 친노 좌장인 이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과 대결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당권주자 캠프 측 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본다"라면서 "결국 친노 대 친문의 대결이 될 텐데... 대통령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움직임에 대의원과 당원이 얼마나 따라가 줄까"라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송영길 후보는 공개 지지선언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종걸 후보가 컷오프 되자마자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고 전해철 의원이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라면서 "당과 지도부가 자기 소속 대의원과 당원을 사유화, 지배하려하지 말고 공정하게 기회를 줘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최재성 의원을 향해서는 "정당발전위원장으로서 정당 발전을 좇아 온 분이 특정 후보에 줄서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1강'에 맞선 '2강' 바라기 송영길 "내가 네거티브? 할리우드 액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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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출동한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공명선거' 다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추미애 대표와 함께 공명선거 실천 서약서에 서명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 자리엔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도 함께했다. 왼쪽부터 이해찬 송영길 후보, 추미애 대표, 노웅래 선거관리위원장, 김진표 후보. ⓒ 남소연


김진표 : "이번 주말을 넘기면 1강1중1약으로 굳어질 것이다."
송영길 : "나와 이해찬 후보가 2강으로 경쟁할 것이다."

현재 당 대표 적합도 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1강' 이해찬 후보를 대하는 두 후보의 셈법은 저마다 달랐다. 김 후보는 당심 확보를 자신하며 내주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자신했고 송 후보는 현장 분위기를 근거로 자신과 이 후보를 2강, 김 후보를 1중으로 분석했다.

다만 두 후보가 날린 견제구의 방향은 '1강'에 집중돼 있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보수 궤멸론' 발언을 비판하며 "당 지도부나 후보도 자꾸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만 해서는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수궤멸이나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말이 굳이 필요하나"라고 꼬집었다.

송 후보는 황창화 이해찬캠프 대변인이 같은 날 송 후보와 김 후보를 향해 발표한 '네거티브 공세 중단 요청' 논평에 "이미 지난 이야기로 할리우드 액션을 한다"라고 들이 받았다. 황 대변인은 특히 이 논평에서 송 후보의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 돼야 한다'는 '죽은세포론'을 언급하며 "미국의 정치 혁명을 일으켰다는 버니 샌더스는 73세라는 나이에도 젊은 정책으로 청년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지 않았나"라고 반박한 바 있다.

송 후보는 이에 "(해당 발언은) 이 후보와 동 떨어진 문장이었다. (당에도) 신진대사가 필요하다고 비유한 것으로 (이 후보를 향한) 직접 비유가 아니다"라면서 "이 후보의 세 번의 탈당(1991년, 2008년, 2016년)을 이야기 한 것도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검증이 필요한) 중요한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김 후보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아킬레스건인 종교 문제와 보수적 성향을 언급했다. 송 후보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우리 당에 오셔서 보수 기독교인 중간 세력을 우리 지지로 묶어내고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면서 "그러나 원내대표, 국회의장은 몰라도 군사 독재와 싸워온 민주당 적통으로서 당을 대표할 깃발로는 부족하다"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전해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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