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직업병 피해자 호소 이어져

40대 주부 "20대 때 일하다 폐암, 지금도 건강 걱정"

등록 2018.08.29 15:09수정 2018.08.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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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한 피해자와 유족,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연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가 2013년 2월 2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실상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지난 7월 24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아래 반올림)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피해자 외 비슷한 처지의 삼성그룹 계열사 피해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 삼성일반노조 "삼성-반올림 합의는 이재용 면죄부")

과거 삼성SDI 등 그룹계열사에서 일하면서 폐암 등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도 삼성일반노조에 피해를 호소하는 등 삼성전자 직업병 합의 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5년 전 삼성SDI 울산공장 피해자들 호소했건만...

앞서 5년 전인 지난 2013년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로 구성된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는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노동자 중 18명이 암과 백혈병 피해자로 확인됐고 이중 6명은 이미 사망했으며 이들 외에도 뇌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돌연사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도 현재 파악된 것만 10명"이라며 대책을 호소했지만 회사측 외면과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피해자의 합의 소식이 알려진 후 다시 삼성계열사 피해자들이 억울하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삼성일반노조에 제보한 40대 주부는 자신이 2000~2002년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후 가까스로 치료는 했지만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입사채용시 신체검사를 통해 매우 건강한 몸으로 입사했었고 그전엔 병원 한번 간일이 없었는데 퇴사했던 2002년부터 몸이 안 좋아 약을 달고살다 꽃같은 나이 만 24세에 폐암진단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 할 당시 작업환경을 기억하면, 오디오에 들어가는 부품 검사업무인데 옷도 자유롭게 입고 다녔으며 마스크도 없었고 그냥 아주 얇은 장갑을 끼고 일했다. 세척액이 어떤 위험한 물질인지 의식하지 않았다"면서 "바로 옆 연마실에서 일하던 직원은 마스크를 끼고있어도 우리는 바로 옆에서 제품받을 때까지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연마되는 먼지와 유리가루 등 날리는 걸 그대로 코로 들이마셨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제일 의심하는 부분은 그 부분인데 실상을 밝히긴 힘들 것이다"고도 했다.

하지만 "담배를 입에 대본 적이 한번도 없어 너무 억울했고 설령 아무리 담배를 피운다 해도 20대 초반에 폐암진단 받는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작년 1월에 출산했는데 위험도가 많아서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했다. 자연분만은 시도도 못해봤다. 19개월 아들을 둔 전업주부인데 항상 제 건강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심장이 나빠질까, 그리고 부정맥이 와서 심장마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이다. 회사 다니다 병을 얻은 거라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하다. 삼성전자 피해자들과 같이 꼭 보상받고 사과도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삼성일반노조는 "삼성직업병은 사회적 문제"라면서 "같이 싸워 삼성계열사 백혈병 등 직업병피해자들도 배제없이 삼성이 사죄하고 배상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
#삼성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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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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