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20년 말까지 비핵화 실현 의지 표명했다"

청와대 추가 브리핑...트럼프, 문 대통령에 “북-미 간 협상가 역할 해 달라” 요청

등록 2018.09.06 15:40수정 2018.09.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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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서 받는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대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 청와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은 이 말이 제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정의용 실장님은 보고 계십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다. 김 대변인은 6일 오후 춘추관에서 추가 브리핑을 통해 "정 실장님이 오전 질의응답 과정에서 당신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 부연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5일 대북 특사단과 따로 만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트럼프 첫 임기 내'로 구체적 시간표를 제시한 게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는 오는 2020년 11월, 약 2년 2개월 뒤 예정돼 있다. 같은 날 오전 진행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방북 결과 발표와 김 대변인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2020년 11월까지 비핵화를 실현하려 한다는 얘기가 된다.

정 실장은 앞선 발표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며 "(김 위원장은) 이런 신뢰 아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북-미 간 70년간 적대적 역사를 청산하고, 관계를 개선해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한 바 있다(관련 기사: 제3차 남북정상회담, 18일~20일 평양에서 열린다).

김 대변인은 다만 관련해 '김 위원장이 말한 시기가, 미국 내 일각의 요구에 화답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이 해석해달라"는 답변만을 남겼다. 그는 또 '비핵화가 여러 단계가 있는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그걸 다 이루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핵) 신고에서 검증까지, 그런 단계를 모두 마친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김 대변인은 또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와 ▲일각에서는 '특사단 방북 결과에 구체적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 기자가 묻자 "두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로 말씀드리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방북 결과를 보고 받고 만족해하셨다"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기뻐했으며, 이는 이번 방북이 구체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답변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문 대통령에 "북미 양쪽 대표하는 협상가 돼 달라" 요청


김 대변인은 또 앞서 4일 밤 진행된 '문재인-트럼프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추가로 소개했다. "그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 협상가(chief negotiator)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북-미 양쪽을 잇는 '중재자'로서의 문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이어 "문 대통령과 통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고 한 메시지가 있었다. 이를 정 실장이 북한 측에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방북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해, 이에 따라 오늘 저녁 8시에 정의용 실장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며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내용)는 제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 통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도 전달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이같이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 실장이) 북한 측에 전달했고, 북한 측 메시지를 오늘 저녁 8시에 볼턴 보좌관과의 통화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편 "일부 언론이 '경제협력' 얘길 하는데, 짐작하겠지만 대통령이 보낸 친서에도, 대북 특사단이 올라가서도 (북한과는) 경협의 ㄱ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날 오전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특사단, 김정은 만나 경협(經協) 친서 전달'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김 대변인의 말은 이를 겨냥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시기' 언급 관련해 "미북 관계 개선을 말한 건, 트럼프 첫 임기 내 평화협정을 말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느냐"란 질문도 나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제가 (정확한) 정보는 없다"면서도 "우리가 보통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생각할 때 '종전선언'이라는 게 비핵화 입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이뤄지는 시점의 종말 부분에 '평화협정'을 맺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것은 평화협정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정의용 실장은 5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과 함께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이들은 11시간 40분가량을 북한에서 머문 뒤 같은 날 오후 9시 50분 서울공항으로 귀환했다.

한편 이들은 북한에서 예정에 없던 만찬을 했다고 알려져 만찬의 상대·내용에 관한 한국 내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관련해 김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협의가 길어져 북쪽이 내놓은 저녁을 특사단 다섯 분끼리 식사하고 돌아오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건 만찬보다는 식사에 가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칼로 무 자르듯 할 수 없다"며 "(북측과) 같이 저녁을 먹진 않았으나, 식사하면서 협상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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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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