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만 원조? 문화유산 ODA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국제교류팀장

등록 2018.09.21 16:59수정 2018.09.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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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은 경제 성장 과정에서 경제논리에 밀려 파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경우가 더 심하다.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저개발국가와 개도국의 유·무형의 문화유산 보존·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라오스 세계유산인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사원과 고대 주거지 내 홍낭시다 사원의 보존·복원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문화유산 ODA를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 홍낭시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2013년부터 라오스 세계유산인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사원과 고대 주거지’ 내 홍낭시다 사원의 보존·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황상윤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는 유형·무형유산, 교육 ODA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라오스 홍낭시다 유적을 비롯해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미얀마 바간유적 벽화 보존처리 사업, 앙코르 유적인 캄보디아 프레아피투 사원에 대한 보존·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문화유산 ODA를 통해 라오스 홍낭시다가 12세기 크메르 유적 중 상당한 완성도를 지녔던 사실을 알아냈고 라오스 전통악기인 Khaen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지원해 2017년 12월에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문화유산 ODA 교육사업의 첫 번째 대상자로 선발된 라오스 왓푸박물관의 큐레이터 찬티바 케오칸야씨(34)와 라오스 정보문화관광부유산국 소속 고고학자 캄콘 핌봉사바스씨(30)가 3년 만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유산전문대학원 문화재수리기술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인력양성 사업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의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한국문화재재단 김광희 국제교류팀장을 14일 '2018 국제문화재산업전'이 열린 경주에서 만났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 첫 문화유산 ODA인 라오스 홍낭시다에서부터 미얀마, 캄보디아의 문화유산 보존·복원을 함께하고 있으며 '2018 국제문화재산업전 문화유산 ODA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다음은 김광희 팀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국제교류팀장 14일 '2018 국제문화재산업전'이 열린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문화유산 ODA에 관해 인터뷰 하고있다. ⓒ 황상윤

 
- 문화유산 ODA는 어떤 사업인가요?
"문화유산 ODA는 SOC, 즉, 도로, 항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문화유산을 보존, 복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통칭해서 문화유산 ODA라고 합니다."

- 문화유산 ODA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먹고 살기 힘들 때 가장 많이 파손되는 것이 문화재입니다. 우리나라의 사례를 비춰보더라도 경제 개발이 한창일 때 문화재의 중요성을 몰라 벽화에다가 회벽칠을 한다든지, 건축 문화재를 훼손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개도국은 문화유산 보존이 어렵습니다. 어쩌면 지금 더 급하다고 생각해요. 문화유산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이 힘들잖아요."

-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처음에는 유적지 위주로, 그러니까 유형문화재 위주로 문화유산 ODA를 추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유형·무형유산 ODA, 그리고 교육을 통한 문화유산 ODA, 크게 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무형유산 ODA는 그 나라의 무형유산의 목록화를 통해,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고 유형유산 ODA는 세계유산 등재나 훼손되고 있는 세계유산을 보존, 복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사업 ODA는 수혜국 학생들을 한국에 초청해 문화유산 가치, 문화유산 기술 등을 전수, 교육하는 것입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설명해주세요.
"지금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 톰 내의 프레야피투 사원 5개에 대해 보존, 복원하려고 하는 마스터 플랜을 작성하고 있어요. 1차 사업은 올해까지 마치게 되어있고, 2차 사업을 내년부터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라오스 홍낭시다 유적을 보존, 복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라오스 홍낭시다 유적은 크메르 유적이 시작된 지역으로 크메르 문화를 캄보디아에 전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다음에 미얀마의 보존, 복원 사업은 미얀마 파야톤주 사원의 벽화 보존처리 사업을 저희가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가 1년 차로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6년간 보존 처리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라오스 홍낭시다 우리나라 연구원과 라오스 현지 기술자들이 홍낭시다 발굴 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황상윤

 
- 그동안 성과가 있었나요?
"라오스의 홍낭시다 유적은 처음에 갔을 때 '미완성 사원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미완성 사원이 아니라 그 당시 완성도가 높았던 사원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또 크메르 유적 사로 볼 때 굉장히 중요한 사원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 캄보디아 프레야피투 사원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보존, 복원해야 할지 방향성을 만들어냈습니다. 프레야피투 사원 앞에 있는 코끼리 테라스가 400여 미터가 있는데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관리소인 압사라청과 협의해서 캄보디아 프레야피투와 코끼리 테라스를 함께 보존·복원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 현지에서의 사업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이 사업은 한국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압사라청, 즉, 캄보디아에 있는 기술진들과 공동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고 한국을 더 알리게 되고. 한국 문화유산 기술력을 알리게 됩니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앙코르 와트 주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많게는 120명~200명 정도 일을 하게 되거든요. 그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먹거리도 만들 수 있어 대내외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무형유산 ODA 외에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교육 ODA는 어떤 것인가?
"라오스 ODA 사업을 시작하면서 라오스 정보문화국에 있는 직원 두 명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석사 과정에 입학시켰어요. 1년은 한국어 연수를, 2년은 석사 과정을 하며 보존처리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것을 완전히 마스터하면서 이제는 도자기 보존, 복원 기술, 철제 보존, 복원 기술을 라오스에 전수해야겠다고 하고 있어요. 이들은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완전히 한국의 팬이 되고 한국의 문화유산 기술을 인정하고 한국 사람들과 아주 친해지면서 최고의 한국 홍보 전령사가 됐습니다."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국제교류팀장 '2018 국제문화재산업전' 행사 중 하나인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 현황과 전망'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 추진 계획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 황상윤

 
- 문화유산 ODA가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ODA의 최상위 목표는 자생력입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라오스나 캄보디아의 문화재를 보존하고 보수할 수 없어요.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만 기술력을 전수하고 방법을 알려준 뒤에 자국민들이 스스로 문화재를 보호하고 아낄 수 있는 마음만 길러준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자생력을 가지고 문화재를 복원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저희의 최상위 목표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주세요.
"수혜국을 확대하는 것도 큰 목표지만 저희 조직이 작아요. 조직이 작다 보니 인력과 예산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문화유산 ODA를 통합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조직을 만들어서 문화재청, 문화재재단, 전통문화대학교, 기타 민간에 기술력을 가진 보존처리, 건축, 석재 관련된 업체들과 함께 문화유산 ODA를 함께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터뷰 영상: https://youtu.be/XKv18fMc4Kg)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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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국 기자, 프리미어프로 저자(교학사), 프로덕션 pd를 거쳐 현재는 영상 제작을하며 글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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