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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두발자유화 선언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2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과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두발 길이'와 염색, 퍼머 등 '두발 형태' 자유화가 안된 학교에서는 2019년 1학기까지 공론과 의견수렴 등을 해 개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 연합뉴스
선생님들이 자를 들고 다니며 두발 단속을 하는 풍경이 서울에서는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학생 두발자유화 선언'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길이 규정을 완전히 없애고 염색·파마 등에 대한 규정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자유화 여부를 결정할 것을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 권고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서울 중·고등학교의 약 84%가 길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교육청은 길이 규정 폐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보고 별다른 공론화 과정 없이 길이 규정을 없앨 것을 각 학교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염색·파마 등 두발 상태를 바꾸는 것은 의견 차가 있어 일선 학교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자유화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2019년 1학기까지 각 학교는 설문조사, 토론회 등 학생·학부모·교원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학생생활규정(학교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이날 오전 10시 각 학교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두발 자유'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공약이었다. 조 교육감은 후보시절 "(재선에 성공해 2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가 새로운 국민적 의제가 될 수 있도록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그동안 학생들로부터 학생 두발과 복장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요구와 민원이 많았다"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는 학생인권조례에 명시돼있다"라며 "두발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 결정권의 영역에 해당해, 기본적 권리로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길이를 자유화한 학교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시행 전 우려와는 다르게 단속 중심의 학생지도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사의 신뢰 및 소통 증진으로 즐거운 학교 분위기 형성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미 84%의 학교가 자유화 된 상황에서 아직 두발 길이에 제한을 둔 학교들이 두발 길이 자유화를 실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 합의와 자율을 재차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라는 공간에 규율이 없을 수는 없다"라면서도 "부모와 학교가 강요하는 타율적 규제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합의하는 합의적·협의적 규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2019년 상반기에 교사, 학부모, 학생의 의견이 종합되는 협의적 과정이 학교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교육감이 두발 자유화 선언을 하는 것이 각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조에 따르면 학교장이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의 의견을 듣고 두발, 복장에 대한 학교 규칙을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의 두발 자유 선언이 각 학교에는 명령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공론화 의제를 던지는 것"이라며 "각 학교의 결정이 나오면 수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선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9년 상반기 말 즈음 공론화 여부를 조사하고 두발 자유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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