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리점주의 고발 "KT가 수수료 수억원 빼가"

대리점 수수료 대상 가운데 999명 누락... 취재 들어가자 KT 뒤늦게 '오류 인정'

등록 2018.10.05 08:10수정 2018.10.0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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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8년 넘게 대전광역시에서 KT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해온 A씨. 그는 지난해 초부터 자신의 은행 통장 내역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매달 휴대폰 가입자를 유치하고, 본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예상보다 적게 들어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것이 전산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본사로부터) 돈이 적게 들어오리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께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A씨는 허탈한 모습이었다. 그의 손에는 2017년부터 KT와 주고 받은 각종 서류가 한 뭉치 들려 있었다. 그는 "KT 쪽에 수수료 정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수차례 알렸지만, '문제없다'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고 토로했다.

A씨는 "KT가 당초 약정한 수수료율을 마음대로 적용하거나, 가입자의 일부 요금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수수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리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억여 원에 달하는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KT의 이상한 대리점 수수료 지급
 

대리점주 A 씨가 KT측에 보낸 내용증명. A씨는 KT가 지급한 관리수수료에 오류가 있는 것을 파악, 관리수수료 지급 근거 자료를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 ⓒ 장재완


그동안 A씨의 KT 대리점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마이뉴스>는 A씨와 함께 직접 KT 전산시스템에 들어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우선 A씨와 KT가 맺은 '대리점 수수료 지급 약정서'를 보면, 본사는 대리점에서 모집한 가입자의 경우 관리수수료 명목으로 6.15%(부가가치세 포함)를 지급하기로 돼 있다.

관리수수료는 휴대폰 가입자가 매달 사용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하며 처음 개통일로부터 5년 동안 본사가 대리점에 지급하기로 했다. 가입자의 월 사용요금은 기본요금 이외에 국내통화료, 부가서비스 사용료, 데이터 통화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 계약서대로라면 대리점에서 가입자를 모집할 경우 본사는 가입자가 매달 사용하는 요금의 6.15%(데이터 요금은 7.15%)를 수수료 명목으로 대리점에 줘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일부 가입자는 아예 수수료 지급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관리하는 휴대폰 가입자 수는 4306명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KT가 A씨에게 관리수수료로 지급한 가입자 수는 3307명이었다. 무려 999명에 달하는 가입자의 수수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A씨는 "대리점을 통해 휴대폰 가입을 받았으면서도 요금을 미납한 경우에는 (대리점) 수수료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그렇다 해도 1000명에 가까운 가입자가 실제 요금을 내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1000명 가까운 가입자가 요금 미납? 이해할 수 없다"

그는 또 "가입자가 한두 달 요금을 미납했다가, 다음 달에 요금을 완납하면 그에 맞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KT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KT 쪽에서 의도적으로 가입자를 누락한 것인지, 전산 착오로 빠진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리수수료 미지급뿐 아니라 가입자의 사용요금을 축소해 수수료를 적게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B 가입자(010-73**-**68)의 경우, 올해 3월(2월 사용분) 요금으로 4만 9805원을 냈다. 이 경우 KT가 B씨의 관리수수료(6.15%) 명목으로 A씨에게 지급해야 할 돈은 3063원이다. 하지만 KT는 A씨에게 2076원만 지급했다. 국내음성통화료(1만6042원)를 뺀 3만3757원에 대한 수수료만 계산해서, A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이다. 하지만 계약서에는 수수료 계산 항목에 음성통화료도 들어가 있다.

A씨와 KT 전산망을 확인해 본 결과, B씨 경우처럼 올 3월에만 수수료가 적게 들어온 사례가 9건이나 됐다. 대부분 가입자가 낸 요금 가운데 음성통화료나 데이터이용료 등을 뺀 금액으로 수수료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이밖에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6.15% 수수료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C 가입자(010-74**-**32)의 경우,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3%대의 수수료만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

A씨는 "지난 10개월여 동안 KT 쪽에 이같은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회사 쪽에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문제없다'는 식으로만 일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올해 초에 본사 윤리경영실 등에 대리점 수수료 미지급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전히 '수수료는 정상지급됐다'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고 강조했다.

'문제없다'던 KT, 뒤늦게 잘못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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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가 계속되자 KT는 지난달말 뒤늦게 '대리점 관리 수수료 오류 사항관련' 공지를 띄웠다. "대리점 관리 수수료 지급 내역 중에 기본 제공량(음성, 문자, 데이터)을 초과하여 발생한 요금 등 일부 수수료가 미지급되거나, 오지급 또는 과지급 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 오마이뉴스

 
실제로 KT 본사 관계자는 지난달 기자에게 "A씨의 주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지만, 정상적으로 대리점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계약서와 내부 전산망으로 확인한 수수료 미지급 사례에 대한 입장을 재차 요구하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어 취재가 계속되자, KT는 지난달 말 뒤늦게 '대리점 관리 수수료 오류 사항 관련' 공지를 띄웠다. KT는 공지에서 "대리점 관리 수수료 지급 내역 중에 기본 제공량(음성, 문자, 데이터)을 초과하여 발생한 요금 등 일부 수수료가 미지급되거나, 오지급 또는 과지급 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회사는 또 "관리 수수료 지급 대상 분류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미지급된 수수료는 10월 결산(11월 지급)부터 정상 지급될 예정이며, 과거 미지급분 등도 소급해서 정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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