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얼굴 지상욱 "국회 비준 토론? 난 퇴장한다"

[현장] 반기 든 바른미래당 강경파, 조명균 장관 참석하자 일부 의원들 퇴장... 결국 지도부 뜻 꺾어

등록 2018.10.08 18:48수정 2018.10.08 18:53
3
원고료로 응원
a

국민의례하는 손학규-김관영-지상욱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지상욱 의원 등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장관이 의원총회 때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자리에 와서 의견을 개진한다는 건 한쪽으로 경도될 수 있다. 더 있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퇴장하기로 했다."

지상욱 (서울 중구 성동구을) 바른미래당 의원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는 바른미래당 정책의원총회 및 의원워크숍이 진행 중인 국회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이학재, 김중로 의원도 불참을 선언하고 자리를 떠났다.

바른미래당은 8일 오후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비공개 보고를 듣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문제에 대해 의원들끼리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바른미래당 워크숍에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일부 의원들이 반기를 든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바른미래당 의원워크숍에 초청되어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보를 비공개 보고하기로 되어 있었다.

반기 든 강경파, 조명균 장관 참석하자 퇴장   

회의실 공기가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손학규 당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회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 역할을 할 때가 되었다"라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정부의 대책을 듣고 우리 바른미래당의 의문점, 문제점, 대책 등을 함께 토의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평화체제를 이루는 데, 국회도 기여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라며 이날 조 장관을 부른 것을 두고 "수구냉전논리와 과거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과는 달리 바른미래당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발언을 내놓았다.
 
a

퇴장하는 지상욱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지도부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지상욱‧이학재(인천 서구갑)‧김중로(비례) 의원이 차례로 공개발언에 나서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참석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학재 의원은 "이 자리는 국회 비준과 관련된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인데 통일부장관이 와서 무슨 소리 하겠나"라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김중로 의원 또한 "순서와 절차상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통일부장관이) 온다고 하면 저도 참석 안 하겠다"라며 "이건 수구냉전적 사고가 아니다. 국민 안위가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실 텐데"라며 "최고위에서 조율되고 협의도 하고 또 의원총회에서 컨센서스(합의)가 이루어질 때에 말씀을 하셔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손학규‧김관영 두 사람의 표정이 딱딱해졌다. 하태경 의원은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오신환 의원은 "저는 (판문점 선언) 비준과 관련해서는 반대의 입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저는 통일부장관이 협상한 내용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면서 "이야기 듣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충분히 내용 들어보시고 판단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애초 지도부의 뜻과는 달리, 바른미래당은 이날 판문점 선언 비준의 국회 동의안에 찬성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남북평화과정, 한반도평화체제구축, 판문점 선언을 지지한다"면서도 "대통령께서 판문점 선언을 직접 비준하는 것에 찬성한다. 다만, 국회의 비준 동의는 필요 없다고 보는 게 다수의 법리적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 대신 "국회 차원의 지지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a

조명균 장관 맞이하는 김관영 원내대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워크숍에서 방북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기 전 김관영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상욱 #바른미래당 #손학규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