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대법관 봉변' 가짜뉴스인데... '우문우답' 국감

[2018 국감-법사위] 이완영 의원 질의에 안철상 처장 "법치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등록 2018.10.10 17:09수정 2018.10.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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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의 과거 기사를 근거로 한 질문에다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답변까지 나왔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에게 "박보영 전 대법관이 출근할 때 어떤 일이 벌어졌나? 봉변 당했죠?"라고 물었다. 이에 안 처장은 "그렇게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법관이 퇴임 후 일선 지방판사로 임용돼 첫 출근길에서 벌어진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박 전 대법관이 '봉변을 당했다'는 것은 현장 상황을 잘 못 보도한 언론의 기사를 기반 한 것이다. 해당 언론사는 정정보도와 함께 사과를 했다. 결국 이 의원은 '가짜뉴스'를 근거로 질문 한 것이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달 10일 전남 여수시법원으로 출근했다. 대법관 출신이 일선 법원의 소액사건 담당 판사로 보임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고 전관예우 논란이 계속 되는 가운데 하나의 미담으로 꼽혔다. 다수의 언론이 박 전 대법관의 첫 출근을 취재하기 위해 몰렸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의 출근은 마냥 환영받을 수만은 없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문건과 관련해 박 판사가 주심 대법관 시절 내린 정리해고 사건 파기환송 판결의 해명을 듣고자 했다.
 
쌍용차지부 노조원들은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법관에게 당시 작성된 문건대로 '박근혜 정권 협조'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파기했는지 물었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경호를 받으며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경호 인력이 뒤엉켜 박 전 대법관이 비틀거리기도 했다.

'가짜뉴스' 두고 질의-응답... 이상한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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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답변하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10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그런데 <동아일보>는 "'험란했던 '시골판사'의 첫 출근길... 시위대에 밀려 넘어지기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현장을 "고성이 오갔고, 박 전 대법관이 인파에 휩쓸려 넘어지기도 했다. 박 전 대법관이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노조원들은 법원 민원실에서 난동을 부렸다"라고 보도했다. 마치 쌍용차지부 노조원들이 난동을 부려 박 전 대법관이 밀려 넘어진 것처럼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당시 노조원들은 법원 정문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기하고 있었고, 면담을 요청한 대표단 5명만 법원 2층에 있었다. 노조원들은 박 전 대법관 가까이 갈 수 없었고 멀리서 질문에 답변만 요구했고, 박 전 대법관 주변에는 취재진과 경호원들 사이에 실랑이만 있었을 뿐이다.
 
이에 쌍용차지부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시골판사' 박보영, 첫 출근길서 시위대에 봉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세계일보>와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측과 이를 막는 법원 경호 인력 사이에 격렬한 마찰이 빚어졌다"라고 작성한 <한국일보>에도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결국 동아일보는 같은 달 20일 "사실 확인 결과 박보영 판사는 시위대에 밀려 넘어진 사실이 없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박보영 판사를 만나지도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 잡는다"라며 "해당 보도와 관련해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독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완영 의원은 "판사의 권위와 존엄이 훼손됐다"며  "(김명수) 대법원장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나"라고 물었다. 안철상 처장은 "특별히 말씀 안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지만, 이 의원은 다시 "왜 아무 말 안했나? 이유가 뭔가?"라고 질책하듯 물었다. 그러자 안 처장은 일어나지도 않았던 '박보영 전 대법관의 봉변'을 두고 "그와 같은 일은 민주적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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