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화 문건에 "충격" 받은 헌재
"법관 탄핵, 국회 결정하면 엄중 처리하겠다"

[2018 국감-법사위] 사법농단 사태에 거침없는 답변 "직권남용 개연성 상당히 높아"

등록 2018.10.11 19:56수정 2018.10.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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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김헌정 헌재 사무처장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헌재 무력화 문건'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직권남용죄로 단죄할 수 있냐는 질문에 "개연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사법농단 사태에 얽힌 법관의 탄핵소추를 결정하면 "헌재에서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법원행정처는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이란 문건에서 "상고법원이 도입되면 헌재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므로 선제적으로 '헌재 무력화'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11일 서울 재동 헌재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 문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 처장은 "검찰 수사 중이고 객관적 사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언론에 제기된 내용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 문건 작성이 직권남용 관련 현행법으로 단죄할 만한 사항이냐는 질문에는 "지적한 점에 비춰 상당히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헌재와 대법원의 위상을 묻는 질문에는 "상호 대등한 관계라 생각하고, 그렇게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헌법재판관 중 3명을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국회 몫과 달리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화난 헌재... 사법농단 사태에 거침없는 의견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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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김 처장은 또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현직 법관의 탄핵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국회에서 (탄핵 여부를) 결정하면, 헌재에서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농단과 관련해 기소될 수 있는 죄명은 직권남용이 대다수인데, 법리가 굉장히 좁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사법농단 주역들이 기소돼도 유죄판결이 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법관들을 사법업무에서 영구적으로 배제하기 위해선 파면이라는 탄핵 절차밖에 남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김 처장은 "(법관 탄핵은) 입법부가 행정부나 사법부에 대한 통제권한 겸 책무를 부여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결정하면 헌재에서 엄정하게 심사하고 처리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법관 탄핵소추는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면 법관은 파면되며 민형사상 책임도 지게 된다.

다만 국내에서 판사가 실제로 탄핵된 사례는 없다. 탄핵소추가 추진됐던 건 1985년 유태흥 대법원장과 2009년 신영철 대법관 두 차례다. 유 대법원장은 탄핵소추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제출됐으나 부결됐으며, 신 대법관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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