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꽃뱀이란 말에 아직도 정신 번쩍... 서 검사님 용기 내"

'동아일보'로 인한 트라우마도... "막무가내 소리에 아직도 움찔움찔"

등록 2018.11.06 22:05수정 2018.11.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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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전 검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서지현 검사가 6일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 임은정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힘겹게 용기를 내시네요"라며 자신의 소회도 함께 털어놓았다.

서지현 검사는 앞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결국 돈 받으려는 거 아니냐', '꽃뱀이다' 이런 얘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꺼린다"면서 "하지만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다. (다른 피해자들도) 당연한 권리를 당당히 행사할 수 있으면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동아일보'로 인한 트라우마도... "막무가내 소리에 아직도 움찔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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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은폐 의혹' 등을 공론화했을 당시 임은정 검사 모습. ⓒ 최윤석


 
이에 임은정 부장검사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 역시 '꽃뱀'이란 말로 인한 트라우마를 아직도 겪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2005년 전관 변호사 스폰서를 두고 질펀하게 놀다가 성매매 나간 부장 밑에서 더 이상 일 못하겠으니 부 바꿔달라고... 극히 소극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부장에게 꼬리치다가 뒤통수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소문이 간부들 사이에 공유되었다는 말을 뒤늦게 듣고, '꽃뱀'이란 단어에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구요. 어디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들 말이 안 들리다가도 누가 꽃뱀~이란 말을 입에 올리면 정신이 갑자기 번쩍 들곤 합니다. 아직도..."

임 부장검사는 "무죄 구형 이후 '동아일보'에서 '막무가내 검사'라고 절 명명한 후 '막무가내'란 말이 계속 맘에 맺혀서, 누가 그 소리를 하면 경기까지는 아니어도 움찔움찔하며 눈살이 절로 여전히 찌푸려지게 된다"고도 적었다. <동아일보>는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당시 임은정 검사를 '막무가내 검사'로 지목한 바 있다.

이렇게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소개한 임 부장검사는 "직장내 성폭력과 성희롱도 제게 버거운 피해였지만, 영혼이 있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며 생긴 트라우마가 깊어, 저도 국가배상소송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며 서 검사의 용기를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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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사실 폭로로 '미투 운동'을 불러 일으킨 서지현 검사가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임 부장검사는 피해 입증은 어렵지 않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국가배상소송을 접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장을 결국 법원에 제출하지 아니한 건, 5년간 징계 취소 소송을 하며 진이 빠지기도 했고, 현실적인 계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검찰 개혁에 쏟아야 할 노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고, 함께 해야 할 동료들이 다가서기를 주저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임 부장검사는 "제가 주저하는 사이, 서 검사님이 힘겹게 용기를 내시네요"라면서 "가해자인 검찰 관련자들에 대한 극히 형식적인 문책 등 법무부와 검찰의 대처가 너무도 미흡하니 이렇게 책임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겠지요"라고 서 검사 입장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다. 글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법무부와 검찰의 조치가 너무도 씁쓸합니다만, 숨죽였던, 아프지 않은 채 해야만 했던 피해자가 이제는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대의 변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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