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가 울산에서 더 논란인 이유

[분석] 보수·진보 막론하고 반대 여론 강해... 울산 공장 가동률 낮아질까 우려

등록 2018.12.06 20:32수정 2018.12.0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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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진보정당들이 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광주형 일자리 폐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일 열고 있다 ⓒ 박석철




6일 현대자동차 회사측이 광주시의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광주형 일자리' 추진이 일단 무산됐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지지 속에 재협상을 통해 성사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광주시가 '지역 일자리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중인 '광주형 일자리'는 유독 울산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울산의 주력인 현대차의 노조가 민주노총과 함께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정의당, 노동당, 민중당 등 진보정당의 반대도 만만찮다.

특히 그동안 현대차노조의 파업과 그 논리를 강성노조 또는 귀족노조의 변명으로 치부해 왔던 지역언론마저도 연일 "광주형일자리가 울산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 여론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과 함께 울산 현대차노조를 찾아와 "광주형 일자리가 절박하니 현대차노조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한다"고 승부수를 띄웠지만 반대기류가 강한 지역 여론을 달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노동자의 도시이자 자동차의 도시이기도 울산에서는 왜 광주형일자리를 반대하고 있는 것일까.

현대차노조 멀리하던 지역언론도 광주형일자리 반대논리에 동조

최근 울산지역 방송과 신문은 잇따라 "광주형일자리가 성사되면 장기적으로 울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눈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이 14만대인데 광주지역 일자리를 위해 10만대 공장을 신설하면 울산은 물론 창원, 평택, 서산 등 다른 지역의 생산공장이 풍선효과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차와 소형차가 경쟁중이며 올해부터 경차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아의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다마스, 라보 등 경차에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소형차인 코나가 경소형차 시장에서 경쟁중이다.

울산의 현대차 생산공장의 경우 소형차 코나가 20만대 생산된다. 기아와 한국지엠의 경우 각각 경차 생산능력이 20만대 수준이지만 현재 시장의 형편상 가동률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로 10만대 생산공장이 들어서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울산은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어 광주형 일자리 10만대 공장이 신설되면, 울산지역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럴 경우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산업, 부품업체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등 보수정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광주형일자리를 반대하는 현대차노조를 공격하는 발언이 나왔지만 한국당 울산시당과 바른미래당 울산시당의 분위기는 다르다. 광주형일자리가 울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을 언론에 공표하고 있을 정도로 공감하고 있는 것.

민주노총을 위시한 지역노동계와 진보정당의 반대도 강하다. 이들은 광주형 일자리와 큰 연관이 있는 울산지역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이를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 패싱"이라고 칭했다.

이들은 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이번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며 "소통의 국정철학을 강조한 대통령이니만큼 광주로 달려가기 전 파업에 나선 울산노동자들부터 만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주형일자리가 졸속적이며 반값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면서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0년 이상 힘들게 일하며 쌓아온 임금체계를 하루아침에 반값으로 효율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광주형 일자리의 주 모토인 '반값 임금'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현대차노조와 기아차노조는 "정규직노동자=고임금이라는 결론을 포장하기 위한 거짓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현대차에 25~30년 다닌 노동자의 임금을 광주형 일자리 초임과 비교하는 것은 말이 맞지 않다는 항변이다.

현재 현대차 조합원 초임은 주52시간 근무 연장과 특근 임금포함, 연월차, 상여금 750% 포함해 4800만원 수준인데 주44시간제를 기준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초임 3500만원과 지자체 복지 등 보조 700만원을 합하면 4200만원 수준으로 반값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현장에서는 "25년 근속 임금과 초임을 비교하여 반값 임금이라는 설정 자체가 허구이고 속임수다"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노조는 얼마 전 광주형일자리 폐기를 요구하는 거리행진을 하면서 자신들의 반대가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울산과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정당들은 6일 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아니라 현재 발등에 불 떨어진 부도위기에 처한 부품사들부터 살려내고, 미래자동차 산업 비전의 토대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6일 현대차의 반대로 일단 무산된 광주형일자리, 하지만 다시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 이같은 울산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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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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