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참매를 구출하다

흑두루미와 맹금류 서식지 '장남평야'

등록 2018.12.27 10:53수정 2018.12.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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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참매의 모습 ⓒ 안광연

참매를 목격한 안광연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은 참매가 총에 맞은 것으로 추정했다. 한쪽 날개가 완전히 부러져 뼈가 노출되어 있었다. 천적이 별로 없는 참매를 이렇게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총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친 참매를 확인한 곳은 세종특별자치시 장남평야다. 얼마 전 시치미를 단 참매를 확인했던 곳이기도 하다. 흔히 보라매로 더 잘 알려졌으나 보라매는 참매의 어린새를 칭하는 말이다. 참매는 개체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야생에서 매우 보기 힘든 종이다.

참매는 생태계가 우수한 것을 입증해 주는 깃대종이다. 먹이피라미드 구조에서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피라미드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증명해주는 종인 것이다. 생태계가 안정적이지 않은 곳에 서식할 수 없는 종으로 환경변화에 민감한 종이다.
 

구출중 물에 빠진 참매 ⓒ 안광연


환경부가 참매를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하고,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323-1호로 지정해 보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파괴된 서식처는 참매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새들에게 날개는 생명과 같다. 날지 못하는 새는 야생에서 죽음을 의미한다. 다친 참매를 구출해야 한다는 사명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일 게다. 목격자인 안광연 회원은 날개 다친 참매를 쫓아다니며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구출에 성공했다.

구출한 참매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졌다. 야생동물구조 전문기관이 있는 거의 유일한 광역지자체가 바로 충남이다. 대부분 야생동물이 구조되면 수술을 통해 접합하지 못하고 절단하여 기르다 죽거나, 안락사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부족한 인력과 장비 등을 최대한 활용해 다시 야생으로 방생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구출된 참매의 모습 ⓒ 안광연


장남평야의 참매 구출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장남평야는 그동안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서식 등으로 생태계의 건강성이 입증된 곳이다. 이곳도 보전하지 못한다면 세종시의 환경정책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행복도시건설청은 얼마남지 않은 농경지를 인공공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는 물론이고 참매까지도 이곳을 떠나야 할 것이다. 이미 장남평야의 2/3가 국립수목원과 세종호수공원으로 사람을 위한 녹지공원으로 개발되었다.

1/3 가운데 일부가 농경지로 초지와 자연복원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곳은 이대로 보존하는 것을 환경부가 이미 결정한 바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인공공원 조성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 이곳은 흑두루미의 메카, 맹금류의 절대 서식지로 남아야 한다. 구출된 참매가 다시 장남평야에 날아오를 날을 기다린다. 
#장남평야 #참매 #보전 #행복도시건설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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