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황색언론 기사에 문재인 해명하라?

<산케이> 계열 석간 <후지>의 문 대통령 딸 보도, 일부 언론 확대재생산

등록 2019.02.12 19:49수정 2019.02.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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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예전부터 공익보다는 선정성 경쟁에 몰두하는 소위 '황색 저널리즘'에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관련된 보도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이미 2013년부터 경향신문 <일 언론 "한국 비판해야 팔린다" 혐한 보도 급증>(2013/10/7, 서의동 기자)에서는 일본 주간지들이 한일관계가 나빠질 때마다 온갖 추측성 혐한 기사를 쏟아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일 황색잡지가 촉발한 9․9전쟁설…가능성 없는 얘기>(2017/9/7, 김진명 기자)를 봐도 9․9전쟁설 같은 낭설들이 일본 주간지를 원본으로 하여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급기야 최근에는 산케이신문 계열 일본 주간지인 석간 후지가 2019년 2월 2일자 1면에 <문대통령 딸 해외 도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문대통령의 딸이 해외도망!?’ 제목의 석간후지 페이스북 캡쳐 ⓒ 민주언론시민연합

 

일본 황색언론 기사 확산시킨 중앙일보

석간 후지의 1면 사진은 2월 7일 즈음 국내에도 알려져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도망이라는 표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요 언론사들은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그 중 중앙일보와 한국경제가 관련 보도를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가관입니다.

중앙일보는 관련 내용을 2월 7일 온라인 기사 <"문 대통령 딸 해외 도망" 일본 신문 보도에 한국 온라인 '들썩'>(2019/2/7, 채혜선 기자)으로 보도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대부분 석간 후지 기사를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775자의 짧은 기사 중 333자(43%)를 석간 후지의 보도를 그대로 요약정리 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이렇게 내용을 옮긴 뒤 중앙일보가 쓴 부분은 아래 내용이 전부입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이 국내에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은 석간후지가 사용한 '도망(逃亡)'이라는 표현에 불쾌함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도망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선 대통령 직계가족인 다혜씨의 해외 이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판 없이 석간 후지 보도를 그대로 번역해 옮겨 적은 중앙일보 기사(2/7, 중앙일보 온라인판) ⓒ 민주언론시민연합

 
나머지는 곽상도 의원의 대통령 자녀 해외이주 관련 문제제기와 청와대의 반응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중앙일보의 이 보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언론인지 일본 주간지 번역 사이트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으로 논란을 잔뜩 옮겨 온 뒤, 일본 보도행태의 부적절성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도 황당하고요. 기계적 균형이라도 잡는 양 '도망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와 '다혜 씨의 해외 이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익명의 네티즌 말을 갖다 붙여놓은 것도 황당합니다.

한국경제 '따옴표'에 숨은 악의

그런데 중앙일보보다 더한 것이 한국경제의 온라인 기사 <"문 대통령 딸, 해외로 도망" 1면 보도한 일 언론에 국민들 '분노'>(2019/2/7, 이미나 기자)입니다. 한국경제는 "문 대통령 딸에게 '도망'이라는 표현을 쓴 일본 신문 1면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네티즌은 분노를 드러냈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한국경제가 인용한 댓글들입니다.

한 네티즌은 "이사, 도망, 탈출, 잠적, 잠수… 별별 표현이 다 있을 수 있다. 왜 그런 의혹이 있는지 청와대가 투명하고 단호하게 밝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oneq****)"라고 전했다.
아울러 "경호원 12명씩 파견나가서 국민 혈세 30억~100억이 줄줄 샌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이에 대해서 해명해라 (lkww****)", "도망 밑에 か라고 써있지 않나. 도망인가? 라는 의문문이다 (fort****)"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경제가 인용한 댓글들만 보면 네티즌이 분노를 한 이유는 일본의 보도행태 때문이 아니라 '청와대가 해명하지 않아서'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한국경제의 나머지 내용은 중앙일보와 똑같이 사안 정리 수준의 내용들입니다.

이는 익명의 네티즌을 인용하여 할 말은 다 하고 사실 확인이라는 언론의 책임은 방기하는 것이며, 일본 황색언론의 주장을 빌미로 이 사안을 확대해 재생산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보도행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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