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죄 다른 처지' 강용석과 도도맘, 법정에서 설전

'사문서 위조' 혐의 강 변호사 측, 증인 출석한 김씨와 대립... 사생활 질문하다 판사 제지받기도

등록 2019.03.08 19:36수정 2019.03.09 11:18
25
원고료로 응원
a

블로거 '도도맘' 김아무개씨의 남편이 낸 소송을 취하시키려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용석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 및 보석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문서 위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국회의원 출신 강용석 변호사가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도도맘' 김아무개씨와 설전을 벌였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이원신)가 연 재판에는 유명블로거였다가 강 변호사와 불륜설에 휩싸인 김씨가 출석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강 변호사가 불법인 줄 알고도 김씨와 공모해 사문서를 위조했는지 여부였다.

강 변호사는 2015년 불륜설이 불거진 후 김씨의 남편 조아무개씨가 자신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취하시키기 위해 소송취하서를 위조·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게 조씨의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몰래 갖고 나오도록 시켜 소송취하서를 발급받아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대산 판사)은 "피고인은 변호사로서 자신의 지위와 기본적 업무를 망각하고 소송취하서라는 중요한 문서를 위조해 법원 등에 제출했다"며 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도도맘 "위조 알고 한 것" vs 강용석 "김씨 계속 거짓말" 

이날 재판에 따르면, 2015년 4월 김씨는 조씨에게 소송을 취하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고 둘은 여러 차례 싸웠다. 이 와중에 조씨가 지갑이 든 옷을 던지며 "(소를 취하)할 수 있으면 해 봐라"라고 소리를 질렀고, 김씨는 지갑에 있던 신분증과 집 안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인감도장을 꺼내 강 변호사를 찾아갔다.

양측은 조씨의 "할 수 있으면 해 봐라"라는 말을 강 변호사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여부로 긴 시간 다퉜다. '조씨가 소송 취하에 동의한 게 아니라 홧김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점'을 강 변호사가 알고 있었다면, 1심과 같이 유죄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시 강 변호사는 '남은 방법은 하나다'라며 '아내가 (인감도장과 신분증으로 소송을 취하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저는 당시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갖고 나온 그 행위가) 사문서 위조라는 것 자체를 몰랐고 강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갖고 나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내가 조씨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강 변호사와 같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죄를 인정했고, 강 변호사처럼 법률가가 아니라는 점이 두 사람 사이의 형량 차이를 만들었다.

반면 강 변호사의 변호인은 "증인(김씨)의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씨의 기망이나 조씨의 착오에 의한 것이 아닌 아마 일시적·충동적 허락에 의해 (조씨가) 신분증을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씨가 본심에 반해서 신분증을 준 것까지 강 변호사가 스스로 확인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소송 취하서 작성을 권유받으면서 신분증과 인감도장을 무단으로 가져 나왔다는 사정을 피고인(강 변호사)에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면 (강 변호사의) 미필적 고의가 성립될 수 있다"라며 "그런데 이 사건은 (조씨의) 일시적·충동적 (신분증) 교부 행위가 벌어진 후 (김씨가) 그걸 갖고 피고인과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도 "김씨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와 거짓말을 계속 이어가서 황당하다"라며 "남편에게 동의를 받았다는 김씨의 말을 믿고 소송 취하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사생활 캐기에... 재판장 "왜 자꾸 묻나"

한편 법정에선 강 변호사 측 변호인이 김씨와 강 변호사의 관계, 그리고 강 변호사를 만나기 전 김씨의 사생활을 캐물어 재판장이 주의를 주기도 했다. 변호인은 여러 남성을 거론하며 "소송 취하를 위한 증인 스스로의 절실한 사정이 있었다, 동시에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씨는 "아니다, 이런 내용을 왜 자꾸 묻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인 이원신 부장판사는 변호인의 말을 끊으며 "잠깐만요, 이런 걸 물을 필요가 있나"라고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변호인 측이 관련 질문을 이어가자 이 부장판사는 "왜 자꾸 묻는 건가, (그 질문이 사건과) 무슨 상관인가", "필요한 질문을 해야지, 재판부에서 (변호인 질문의 의도에) 의문을 갖게 되면 다른 것이 흐트러지잖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강 변호사는 피고인석에 앉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이 사건의 2심 선고는 다음 공판인 4월 5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댓글2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AD

AD

인기기사

  1. 1 "말 한마디 못 하면 의원 왜 하나" 박수받는 낙선, 김해영
  2. 2 백선엽은 전쟁영웅? '쥐잡기작전'은 끔찍했다
  3. 3 일가족 알몸 고문, 그후... 문재인 정부는 다를 줄 알았다
  4. 4 병원 탈출하는 코로나 확진자들... 6월부터 시작된 슬픈 뉴노멀
  5. 5 또 무혐의... "검찰, 제 식구 감싸기로 눈 감으니 혐의가 보이겠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