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어린이 "울산에 핵발전소 많은데 왜 계속 짓나요?"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울산시민들 "남의일 아냐"

등록 2019.03.11 14:58수정 2019.03.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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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57개 단체가 3월 9일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후쿠시마 8주기 울산시민 탈핵대회를 열었다 ⓒ 용석록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를 맞아 원전이 즐비한 인근도시 울산의 시민들이 탈핵대회를 열었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울산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 등 57개 단체가 연대해 만든, 회원 수 약 11만 명에 달하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지난 9일 시내 중심가에서 탈핵대회를 연 후 거리행진으로 시민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 민중당 울산시당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울산시는 핵발전소 사고 시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실효성있는 방재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사고가 잦은 월성 2, 3, 4호기 가동 중단"을 아울러 요구했다. 

울산시민 탈핵대회에 시민과 어린이 250여 명 참여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9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울산시민과 어린이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후쿠시마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울산시민 탈핵대회'를 열었다. 
 
탈핵대회에 참가한 울산 동구 전하초등학교 3학년 윤진혁 어린이는 울산시장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윤진혁 어린이는 "울산에 핵발전소가 많은데 왜 계속 짓고 있는지 궁금해요"라면서 "일본처럼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나서 핵발전소가 폭발할까봐 걱정되어요"라고 적었다.

이어 "핵사고가 나면 울산에서 살 수 있나요?"라고 묻고 "울산시장님이 우리를 안 지켜주면 누가 지켜 주나요. 시장님이 우리 안전을 지켜주세요" 라고 편지를 맺었다.

한편 울산시민 탈핵대회에서는 주최측이 후쿠시마 핵발전소 현 상황을 설명해 공유하고, 특히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 중대사고를 반영하지 않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에 대해 참가자들이 공분했다.

이현숙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2011년 후쿠시마 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어도 16만 4천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며 "피난민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후쿠시마현의 소아갑상선암과 백혈병 발병률은 사고 전보다 200%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서민태 공동대표는 "울산이 처한 상황은 후쿠시마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핵발전소 가동 숫자가 많아 훨씬 더 위험한 상황"라며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고, 하루속히 핵발전소 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신고리 4호기 시험가동 중단과, 핵쓰레기 대량 방출하는 월성 2,3,4호기를 조기 폐로하라"며 "울산시장이 시민안전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탈핵대회에는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등 야당이 참가해 신고리 4호기 시험가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대회 후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부터 달동 현대해상 사거리까지 행진하며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울산은 지진 위험지대인데 노후석유화학공단 연료탱크와 핵발전소가 가득"
 

민중당 울산시당이 11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민중당 울산시당

 

민중당 울산시당은 11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후쿠시마 원전의 그 참혹한 사고현장을 전 세계가 안타깝게 지켜보았던 그날로부터 8년이 되는 날"이라고 상기했다. 이어 "지금도 진행형인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잊지 않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울산시청으로부터 방사능비상계획구역 안쪽인 24km거리에 14기의 원자로가 있고 그것도 모자라 신고리 5·6호기를 또 짓고 있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핵 발전소 밀집지역이자, 방사능비상계획구역안에 3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인구 초밀집지역"이라고 울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와 한수원은 이러한 다수호기의 위험성과 방사능영향평가에 있어서 활성단층의 지진으로 인한 중대사고 반영 없이 핵발전소를 건설해왔고, 최근 신고리 4호기까지 조건부 운영허가를 내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주와 울산은 지진의 위험지대이며 울산의 노후석유화학공단의 연료탱크들과 핵발전소가 지진으로 인해 동시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중당은 "월성 2, 3, 4호기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울산시민의 안전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고, 그 책임이 있는 울산시장과 의회가 신고리4호기 시험가동 전에 안전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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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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