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법을 바꾸면 삶이 달라집니다

[서평] 단 한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등록 2019.03.20 08:33수정 2019.03.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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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독서법>의 저자 신정철은 독서 애호가다. 독서를 취미로 삼으면서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그만의 독서 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그는 이 책에서 5단계에 걸친 메모 독서법을 7주 동안 완성하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수 년간 많은 책을 읽으면서 직접 터득한 그만의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에 밑줄을 그으며 메모를 하고, 독서노트를 만들어 필사를 하고, 독서 마인드맵을 그리며 핵심 키워드 뽑아내 연결하며 책의 내용을 재구성하고, 마지막으로 글을 쓴다.

단순히 '읽는 독서'가 아니라 '쓰는 독서'를 강조하는 그는 정말 지극히 성실하게 책을 읽고 내용을 기록하고 축적한다. <메모 독서법>에 소개된 저자의 독서 기록 노하우를 보면서 감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왜 이렇게까지 책 읽기에 지극정성을 들이는 걸까.

'다독'보다 더 중요한 것
 

<메모 독서법>표지 . ⓒ 위즈덤하우스

 
책 읽기를 좋아하는 편인 나도 '다독'보다는 한 권을 깊게 읽는 걸 선호한다. 나는 보통 한 권의 책을 세 번 정도 읽는다.

첫 번째는 밑줄을 그으면서 한번 읽는다. 그 다음엔 밑줄 그은 부분만 다시 한번 읽으면서 필사한다. 그렇게 다시 읽다 보면 왜 거기에 밑줄을 그었는지 잘 기억이 안날 때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전후 맥락을 살펴야 한다. 밑줄 그은 부분을 노트에 필사하면서 잠깐씩 스치는 생각들을 함께 메모해둔다. 그런 식으로 두 번째 읽고 나면, 마지막으로는 서평을 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게 습관이 되다 보니 이제는 읽는 책의 대부분에 서평을 쓰는 편이다. 어떤 책은 읽자마자 글이 써지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책의 서평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씨름하듯이 쓰기도 한다. 빨리 써지는 글은 그만큼 생각이 빠르게 정리되었다는 뜻이고, 늦게 써지는 글은 그만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둘 다 의미가 있다.

나에게 쓴다는 것은 스스로 존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몸부림 같은 거였다. 서평 쓰기를 하면서 혼자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한계에 다다르 때까지 자신을 내몰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그럴 때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다. '쓰기'는 책이라는 '활자의 감옥'에 갇히지 않고 사유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듯이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고 신영복 선생은 "독서란 자신을 열고 자기가 갇혀있는 문맥을 깨고 자신을 뛰어넘는 비약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선생은 '삼독'(三讀)을 강조했다. 첫째는 텍스트를 읽고, 다음은 집필한 필자를 읽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텍스트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 뿐만 아니라 필자가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 발 딛고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럴 때만이 그 책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을 읽을 수 있다고 독서의 본질에 대해 설파했다.

삶의 성장을 가져오는 독서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소개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창의' '성장' '연결'이다. 그는 삶의 목표가 된 소중한 가치들을 책을 통해 얻었다. 독서노트를 만들고 독서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생각의 경계를 넘어서며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해왔다. 그가 책을 지극정성으로 읽는 이유다.

그는 메모독서가 가져온 삶의 변화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꼽았다.(7쪽)
 
1. 메모하며 책을 읽으니 책의 내용이 '기억'에 더 오래 남았다.
2. 책에 메모하고 독서 노트를 쓰며 '생각'하는 독서로 바뀌었다.
3. 메모 독서로 수집된생각을 연결하며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4. 책에서 배운 것을 글로 쓰며 '실천'하는 경우가 늘었다.
5. 책을 읽고 실천하면서 삶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의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키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출산 이후 찾아온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책을 읽었다. 몰입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독서로 달랬다.

여러 책을 읽고 틈틈히 글을 쓰면서 생각의 전환을 가져왔고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다. 생각이 바뀌니 당연히 삶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 지금은 나에게 일상이 된 서평 쓰기 습관은 이때 당시 일기처럼 끄적거리던 수준에서 출발한 것이다. 

책장을 덮자마자 휘발되어 버리는 독서가 아니라 남는 독서가 되려면 읽는 행위 그 자체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메모 독서법>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나를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 목적은 지식을 습득하거나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독서라는 여정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내 삶을 성숙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덧붙이는 글 <메모 독서법>(신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2019.3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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