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나가기 좋은 계절입니다만

[써니‘s 서울놀이 42] 자전거타고 즐기는 한강의 봄

등록 2019.04.05 10:36수정 2019.06.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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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즐기는 한강의 봄. ⓒ 김종성

 
서울에 찾아온 봄을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한강이다.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햇살 좋은 날이면 무조건 애마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선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봄은 짧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가를 자주 다니는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도시 생활에서 잊기 십상인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거다. 한강공원으로 들어서자 화사한 봄 햇살과 함께 탁 트인 강풍경이 맞아준다. TV와 모니터, 휴대폰에 갇혔던 눈이 개안한 것처럼 시원하다. 
 

봄을 알리는 새의 경쾌한 지저귐. ⓒ 김종성

돌나물. ⓒ 김종성

누군가 내게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물어본다면 답은 이런 때다. 미세먼지가 흔해져서인지 자전거를 자주 타고 다니는 내게 행복감을 주는 최고의 경우는 좋은 날씨가 됐다. 강변엔 치렁치렁한 연둣빛 머리칼을 드리운 버드나무, 작고 귀여운 제비꽃과 봄까치꽃, 쓰다듬어 주고 싶은 민들레, 개나리꽃이 미소를 짓게 한다.

썰렁했던 나뭇가지에 돋는 꽃망울이 반가운지 새들의 지저귐에도 생기가 넘친다. 산책을 하다말고 중장년의 여성들이 모여앉아 쑥덕쑥덕 얘기를 나누며 캐는 쑥과 돌나물이 지천이다. 이맘때나 볼 수 있는 도시 서울의 이색적이고도 정겨운 풍경이다.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1위라고 하는 낚시를 떠올려보면, 수렵과 (나물)채취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오랜 본능인가보다.    
  

민들레. ⓒ 김종성

봄 기운 물씬한 밤섬. ⓒ 김종성


바람처럼 날아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들꽃들은 생명에 대한 놀라움과 기쁨을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나무처럼 한 곳에 오랫동안 뿌리박고서 살아가야 하는 봄의 전령사들도 좋지만, 그 어디에도 속박 당하지 않고 바람처럼 살다 가는 유목민 같은 들꽃들에 더 눈길이 간다. 초록빛으로 물든 무인도 밤섬이 수영해서 건너오라는 듯 유난히 가깝게 보인다. 연중 한강이 가장 친근하고 아름다울 때이지 싶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자전거 부녀. ⓒ 김종성


강변 공원을 지나는데 이번 봄에 같이 자전거를 타려는지 아버지가 자전거 헬멧을 쓴 어린 딸에게 열심히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화창한 봄날 자전거를 타고 다정하게 한강변을 달릴 부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뒤뚱뒤뚱 중심을 잡으며 활짝 웃음 짓는 아이의 얼굴이 쌀쌀한 도시에 훈훈한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노란 개나리꽃 같다.

서울에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응봉산 
 

노란 개나리 꽃불이 퍼지고 있는 응봉산. ⓒ 김종성

 

전망좋은 응봉산. ⓒ 김종성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수부 지역을 지나다보면 노란 개나리 꽃불이 퍼지고 있는 강변의 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울에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응봉산이다. 이맘때 응봉산은 잠시 본명을 숨기고 개나리 산으로 불린다. 개나리 꽃동산 아래로 열차가 지나가는 풍경을 보노라면 떠나고픈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귀여운 아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 꽃은 가까이에서 보면 팔랑개비처럼 생겨 더욱 친근하다.

한강변에 병풍처럼 솟아난 응봉산(81m, 성동구 응봉동)은 과거 왕이 이곳에서 매를 풀어 꿩 사냥을 했다하여 매봉 또는 응봉(매䧹, 봉우리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등산을 한다기보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뿐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정산에 있는 팔각정에 서면 한강이 발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강 건너에 있는 서울숲에서 무역센터, 관악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등 조망이 참 좋다. 옛날에 매 사냥을 할 만했다. 서울의 대표적 사진 촬영지이자 야경 명소이기도 하다. 
   

개나리꽃동산. ⓒ 김종성

응봉역 앞에 있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반납소. ⓒ 김종성


매년 3월 개나리꽃축제가 열리는 산속 산책로를 걷다보면 생동하는 봄기운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좁은 산책로에 멈춰 서서 잠시 사진을 찍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고 기꺼이 기다려주는 시민들 모습이 한결 여유롭다. 노란색은 생기와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색깔이라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내내 자전거를 타고 달려와 산에까지 올라왔지만 힘든 줄 모르겠다.

응봉산은 경의중앙선 전철 응봉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가까워 찾아가기 편하고,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가도 좋겠다. 응봉산 들머리에 있는 응봉역 앞에 따릉이 대여반납소가 있다. 이곳에서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10분 거리에 자전거타고 거닐기 좋은 서울숲이 있다.
덧붙이는 글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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