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말한다, 우린 젊다, 끝까지 밝혀내겠다"

[현장] 광화문광장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 맞불집회에도 '2만 촛불' 운집

등록 2019.04.13 23:06수정 2019.04.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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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생존 학생 단체인 '메모리아' 대표 장애진씨가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의 그림자가 무대에 비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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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핸드폰 불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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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공소시효가 2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광화문광장이 다시 촛불의 기억을 되살렸다. 촛불항쟁 2년이 지나도록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였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4.16연대와 서울시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세월호 가족을 비롯한 2만여 명 시민들의 옷깃과 머리에는 노란리본과 노란나비들이 달려있었고, 손에는 촛불을 쥐고 있었다. 5년 전 세월호의 약속과 더불어 2년 전 촛불항쟁의 약속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미였다.

"촛불 성지에서 유가족을 빨갱이라고 욕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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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공연을 보던 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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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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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사 당시 상황을 다룬 다큐영화 '부재의 기억'을 보며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이 날 사회를 맡은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기억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광장에 모여 있다"면서 "진실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그렇게 감추려 하는가, 이 질문을 수도 없이 하고 답을 알고 싶은 분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일 것"이라며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소개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8반 준영이 아빠"라고 밝힌 장훈 위원장은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였나? 세월호가 죽였나? 선원들만 죽였나? 나는 보았고 여러분도 보았다. 모두 목격자다"라면서 "국민을 구해야 할 국가는 아이들을 구하지 않고 구조를 방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한 번만 외쳤으면 됐다. 빨리 선내에서 탈출하라고 했다면 304명 전부 살았을 것"이라면서 "구할 수 있을 때 국가는 아이들을 죽였다. 5년 동안 그들이 범인이라고 외쳤지만 5년 내내 우리 입을 틀어막고 지겹다고 외쳤다. 5년 내내 자식 잃은 부모들을 시체팔이라고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이 날 '박근혜 석방 투쟁' 시위를 명목으로 '맞불 집회'를 연 대한애국당 등 친박·보수단체를 겨냥해 "불한당 같은 이들이 기억 문화제마저 훼방 놓으려고 했다"면서 "촛불 성지인 광화문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외치며 감히 유가족을 빨갱이라고 욕보였다. 우리가 빨갱이라서 자식들을 죽인 건가"라고 따졌다.

장 위원장은 "국민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촛불시민이 새 정부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이나 세월호 재수사를 천명했다. 이제 그 약속 지켜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없다. 세월호 참사 주범들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처벌해야 한다. 전면 재수사를 시작해야 하고 전담 수사처가 절실하다"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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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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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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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공연을 보던 한 유가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이희훈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도 "오랜만에 이 광장에 촛불을 밝혔다. 시민들이 모여 저 혐오세력이 우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막아줄 걸 믿었다"면서도 "적폐청산하자고 사회대개혁하자고 그 추운 겨울 광장을 지켰는데 너무 더디고 성과가 없다 보니 저 혐오세력들이 우리가 이룬 촛불항쟁의 성과마저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시작은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게 하는 것"이라면서 "사회적참사 특조위에서 전면 재조사하고 검찰이 재수사해서 책임자를 처벌해야 무책임한 이 관료 사회를 제대로 바꾸고 생명이 존중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화제를 공동주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재난, 참사가 아닌 대한민국 존재 근거 자체를 묻는 사건이었다"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많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지켜 책임의 역사, 안전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 학생 장애진씨 "사과할 사람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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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생존 학생 단체인 '메모리아' 대표 장애진씨가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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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단체인 '메모리아' 대표 장애진씨도 이날 무대에 올랐다. 장씨는 "오늘 기억문화제를 불법적으로 방해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곳도 있었다"면서 "소란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함께 여기까지 왔다. 왜곡하고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장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세상에 나오려고 할 때마다 막는 자유한국당에게 말한다. 우리는 젊다. 우리의 친구들, 선생님들, 국민이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끝까지 밝혀내겠다"면서 "우리에게 미안해할 필요 없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면 이런 참사가 반복되고 주위에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최근 개봉한 영화 <생일>을 만든 이종언 감독이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떠나보낸 뒤 파편화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아들의 생일'을 계기로 서로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감독은 이날 변영주 감독,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와 진행한 대담에서 "2015년 여름부터 안산에서 작은 봉사를 시작하면서 유가족을 가까이 뵙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들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분들을 보고 더 주목하고 더 공감하게 하는 게 이분들에게도, 이 일로 상처 입은 우리에게도 좋다고 생각해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영화를 다 만들고 배우들과 함께 유가족을 찾아가 만났는데 '여러분이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해줘 고맙다'며 배우들을 안아주고 손수 뜬 손가방을 선물했다. 그때 가장 행복했다"면서 "유가족과 당사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 잘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 생기지 않게 노력하는 데 이 영화가 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환의 일갈 "태극기 부대, 창피할 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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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공연을 보던 한 유가족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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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공연을 보던 한 유가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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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공연을 보던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이날 기억문화제는 4.16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의 합창을 비롯해 뮤지컬, 샌드아트, 시 낭송, 랩, 밴드 등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2시간 30여 분을 가득 채웠다. MC메타는 랩 공연에서 '적폐청산'을 외쳤고, 뮤지컬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세월호 가족들을 노래로 위로했다.

"단 한 번만 안아 볼 수 있다면..."
"울지 말아요. 자꾸 울면 내가 돌아갈 수 없잖아."


작은 뮤지컬 '나 여기 있어요'(연출 변정주)에 등장하는 아빠(송용진 분)와 죽은 딸(이미주 분)의 이중창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노래패 우리나라 공연 도중에 2년 전 촛불항쟁을 떠올리며 모든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촛불을 껐다 다시 켜는 점등 퍼포먼스도 펼쳤다.

기억문화제가 끝날 때쯤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마친 태극기 부대 행렬이 다시 광화문광장 무대 주변을 행진하며 스피커와 구호로 행사를 방해했다.

이에 박혜진 아나운서가 "제가 좀더 소리 높여 이야기하겠다"면서, "강원도 산불 화재 때 전국에서 소방차들이 달려왔듯 대한민국은 할 수 있었다. 능력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고로 여겨야 했다"라고 외치자 촛불 시민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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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수 이승환이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이희훈

 
이후 태극기 부대의 소음은 이어 등장한 이승환 밴드의 노래와 함성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가수 이승환씨는 처음엔 조용한 노래를 선곡했다가 '방해 세력' 때문에 드럼이 나오는 신나는 곡으로 순서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승환씨는 "저들이 진실을 밝히는 걸 훼방 놓으려는 것이라면 못됐고 추악스럽다"면서 "추모의 자리에서 저러는 건 부모의 자격이 없고 누군가의 이웃이길 포기한 것이다. 창피한 줄 알라"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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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이 미소를 짓고 있다. ⓒ 이희훈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한꺼번에 무대에 오른 세월호 가족들은 "끝까지 가겠다. 4월 16일 안산에서 뵙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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