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평생 못 잊을 거예요"... 고개 들 수 없었다

[모이] 4월 16일, 수업시간 중 나온 한 학생의 이야기

등록 2019.04.16 21:30수정 2019.04.1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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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 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5주기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출근시간,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5년 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랍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렸다.

사건 이후, 늘 안전불감증으로 생활해 왔던 우리 사회는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사회 취약 지역뿐만 아니라 그간 방치돼 있던 사회 전반적인 곳을 재정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안이 미봉책(彌縫策)으로 돼 버린 지도 오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대처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안전불감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발본색원(拔本塞源)해 다시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업시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즈음하여 한 여학생의 이야기가 있었다.

"선생님, 세월호 참사는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그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 여학생은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친구들에게 세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참사 이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희생된 아이들 생각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아이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아이의 이야기가 워낙 진지해 교실 분위기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일어난 참사가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영원히 악몽으로 잠들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다. 그리고 순간 아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한편, 기성세대가 자처한 불행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대물림해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근심 걱정 없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도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더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비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빨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바라며 그날이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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