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만난 이준석 선장 "사고원인? 나도 답답하다"

[옥중 인터뷰]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 "나는 인생을 망쳤다"

등록 2019.04.19 11:03수정 2019.04.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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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았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가려져 있다. 얼마 전 세월호 CCTV DVR이 바꿔치기된 의혹이 있다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발표가 나왔으나, 누가 왜 그런 조작을 지시했는지 등 규명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세월호 이준석(74) 선장이 장헌권 목사(광주 서정교회)에게 보낸 편지에서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저 자신을 자책하며 지난날들을 하루도 잊어 본 적 없다"며 사죄의 마음을 표현한 내용이 최근 언론에 공개됐다. 그가 깊이 반성하고 있어 이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을까 하는 한 가닥 기대를 낳았다.

기자는 201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준석 선장을 모두 다섯 차례(2017년 1월 25일, 12월 27일, 2018년 2월 1일, 4월 26일, 2019년 4월 18일) 면회했다. 그는 '몸살로 몸이 아프다'며 한 차례 거부한 일 말고는 줄곧 면회에 응했다.

면회 때마다 세월호 관련 의혹만 이야기 나눌 수 없어 틈틈이 관련 질문을 던졌다. 짧은 면회 시간(14분)에 유리벽을 사이에 둔 대화라 몹시 불편했다. 다행히 이 선장은 질문에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답하는 편이었다. 아래 내용은 지금까지 이 선장과 면회하며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다. 세월호 진실 규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가장 답답한 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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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8일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 광주고등법원 201호 법정에서 이준석 선장이 선고가 내려지길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건강은 어떤가?
"매년 4월이면 사고 때 생각이 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한쪽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 면회 오는 사람들은 자주 있나?
"3개월에 한 번가량 있는 정도다. 가족들과도 연락이 다 끊기다시피 했다."

-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 원인을 진솔하게 알리면 정상 참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잘 모른다. 안다면 왜 진작 밝히지 않았겠나. 가장 답답한 건 나다."

- 그날 아침 안개가 잔뜩 끼어 있어 "안개가 걷힌 뒤 가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왜 출항을 강행했나?
"내가 선장이라도 나 혼자 출항을 결정할 순 없다. 나도 직원이다. 회사가 시키니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선장이지만 거기서 밥벌이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 경찰 조사받던 날 어느 경찰 집에서 하룻밤 잤다. 그때 국정원 직원도 같이 있었나?
"국정원 직원이 왜 거기에 있었겠는가. 없었다."

- 왜 경찰관 집에 갔나?
"기자들이 계속 따라붙어서 기자들 피하기 위해 그랬다."

- 그 집에서 보낸 14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가?
"잘 모르겠다. 변호사에게 다 진술했으니 그 진술을 보라."

- 일등 항해사 신OO을 아는가. 그는 구조된 이후, 해경 보트에서 누군가와 계속 통화하였고 이런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잘 모른다. 그런 장면을 보지도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겠다"

- 사고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재판 과정에서 과적 때문이라고 다 나오지 않았나. 그렇게 알고 있다. 공개 재판이라 유족들도 다 지켜봤다. 그때 다 했던 말이다."

- 이전에 세월호를 운항할 때는 훨씬 더 과적하고도 별 이상이 없었다. 과적이 정말 사고 원인이라고 보나?
"재판 결과가 그렇게 나왔는데 어찌할 건가."

- 구조될 때 자다가 사고가 난 건가? 속옷 바람으로 탈출을 했던데.
"잠자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제주 가까이 왔기에 작업복에서 옷을 갈아입으려던 찰나 배가 뒤집히면서 비좁은 방에서 나가떨어져 머리를 찧었다. 그래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구조돼 당시 상황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 동거차도 앞에서 항해사가 앵커를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되던데 사실인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 구조된 뒤 목포 병원에 있다가 헬기를 타고 다시 세월호로 갔다던데, 현장에 다시 가서 무얼 했고 얼마 동안 머물렀나?
"현장 수습을 위해 나를 필요로 했던 것 같다. 머문 시간은 약 30분 남짓이다. 나올 때는 보트를 타고 다시 왔다."

- 세월호 침몰 직전 선내 방송에서 기관장을 부르고 '모두 나가라' 지시한 목소리(블랙박스 차량 녹음 파일)의 주인공이 선장인가?
 "아니다. 나는 그럴 정신조차 없었다."

- 혹시 구원파 신자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청해진 해운 간부들은 연관이 있지만 선원들은 상관없다. 광주교도소에 있을 때부터 교도소 내부의 예배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종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 세월호 사건의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쓴 것 같다.
"나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겠다. 너무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 이 사건으로 나는 인생을 망쳤다."

- 세월호 참사 때 구조된 다른 직원들과는 교류가 있는가?
"아무런 교류가 없다. 서로 편지를 주고받아서 무얼 하겠는가."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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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이자 팟캐스트 '솔샘소리' 진행자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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