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현 모리야마 마을 축제를 찾아서

등록 2019.05.06 15:09수정 2019.05.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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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일본 시가현 모리야마시 가나모리 마을에서 열리는 마을 마츠리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마을 여덟 곳에서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마을 축제를 엽니다. 마을 축제는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한해 풍년과 다산, 무사 안녕, 축복을 기원하는 제사입니다.
 

마을 사내들이 마츠리 마을 축제에서 미코시 신가마를 신사 하이덴에서 시소를 타듯 방아를 찧는 모습과 신가마을 메고 마을을 도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마츠리 마을 축제는 때와 목적에 따라서 열리는 날이나 시간이 다릅니다. 다만 5월에 열리는 마을 축제는 대제라고 하여 중요시 여깁니다. 이것은 이제 봄이 되어 파종을 시작하거나 준비하면서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습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해마다 5월에 열리는 마을 축제는 한해 전부터 담당 마을을 정하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3월 초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조직 위원회를 가동하여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서 준비를 진행합니다.

마츠리 마을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미코시 신가마입니다. 신을 태운 가마를 마을 사내들이 들고 시소처럼 앞 뒤로 찍어누르고, 다시 이것을 메고 마을 둘레를 돕니다. 이 때 자신들의 힘을 자랑하며 "어이샤! 어이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깨에 있는 신가마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기도 합니다.
 

마을 아이들이 축제 옷을 입고 어른들 신가마를 따라서 마을길을 돌고 있습니다. ⓒ 박현국

 
이때 사내들은 벌거 벗은 채 훈도시를 차고 참가합니다. 아마도 옷이라는 가식이나 허울을 버리고 순수한 상태에서 신과 마주하여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비는 자세로 여겨집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오래 전 습관대로 훈도시 모습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반바지를 입기도 합니다.

마츠리 마을 축제에서는 치고라고 하고 하여 마을 어린이들도 독특한 복장으로 참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도 자신들의 크기에 맞는 신가마를 만들어서 어른들과 더불어 마을 둘레를 돌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북을 치면서 신가마를 메고 소리를 지르면서 마을 둘레를 도는 일은 우리나라에서 지신을 밟는 행사와 비슷합니다. 지신을 밟아서 지신을 깨워 땅의 풍요와 풍년을 기원하고, 그 힘과 능력으로 한해의 무사안녕을 빕니다.  
 

마을 축제에 참가할 말과 더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오른쪽>마을 축제에서 쉬는 시간에 마을 아이들이 말에게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 박현국

  
미코시 신가마가 마을을 돌때 신을 모신 고헤이(御幣)가 맨 앞에 섭니다. 고헤이는 사람이 직접 들기도 하지만 신의 심부름꾼 사자라고 여기는 말이 앞장을 서기도 합니다. 말은 사람과 직접 의사 소통이 되지 않고 동물로서 본성을 지니기 때문에 다루기 어렵습니다. 말을 겁이 많아서 위협을 느끼거나 무섭다고 여기면 뒷발질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마을 축제에 참가할 말은 미리 며칠 전부터 사람과 친해지는 연습을 시켜야합니다. 축제 때에도 마을 어린이들이 말에게 당근을 주기도 하고,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말 뒤쪽에는 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한 해 전부터 준비한 마츠리 마을 축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모두 무사히 마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들의 준비와 바람대로 올 해도 풍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을 축제 전 마을 사람들이 만든 일정표와 마을 둘레를 도는 길이 표시된 지도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시가현 모리야마시, http://www.city.moriyama.lg.jp/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와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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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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